부동산 중개시장이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 코로나19로 매물이 잠기면서 폐업을 고민하는 공인중개업소가 늘고 있다. 심지어 서울 중심으로 아파트값이 하락 국면에 접어들면서 공인중개사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중개사무소 폐업 늘고·개업줄어
23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2월 폐업한 전국 공인중개사무소는 총 1277개로 전월(1261건)에 비해 증가했다. 반면 개업은 1월보다 크게 줄었다. 1월 전국에서 개업한 공인중개사무소는 2082곳이었으나 2월 들어 1890곳으로 감소했다.
|
이는 코로나19의 장기화가 공인중개사무소 운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로 매매가 끊기면서 임대료 내기도 빠듯해 졌기 때문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지속적으로 늘던 서울 주택 매매 거래량은 12월을 기점으로 꺾이기 시작했다. 12·16 대책과 코로나19가 겹치면서 지난해 12월 주택 매매량은 2만 2156건에서 올해 1월 1만 6834건으로 줄었다. 24%가 감소한 것이다. 이후 2월 매매량은 더 감소해 1만 6661건을 기록했다.
마포구 A공인중개사무소는 “지금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폐업을 할 수밖에 없다”며 “언제까지 임대료만 내면서 사무실을 지켜야 하는건지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수익 줄었는데…임대료 감당하기 벅차”
매물 잠김에 이은 부동산 가격 하락도 공인중개사무소에게는 악재다. 공인중개사무소는 매매가의 수수료를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내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면 수익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실제 강남3구를 비롯한 서울 전역의 아파트 매매가는 하락세 혹은 관망세로 접어든 분위기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아파트값은 9주째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3월 셋째주 강남 3구의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주 -0.06%에서 이번 주 강남(-0.12%)ㆍ서초(-0.12%)ㆍ송파구(-0.08%) 모두 하락폭이 커졌다. 서울 전체 아파트 가격 상승세도 약 8개월만에 멈췄다.
|
현재 공인중개사협회는 개업을 위해 필수적으로 이행해야 하는 실무교육도 중단하면서 개업 사무소는 크게 줄 것으로 전망된다. 또 부동산 시장 침체로 폐업하는 공인중개사무소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단기간에 폐업 결정을 하는 경우는 많지 않으나 지금의 주택경기 악화가 지속된다면 공인중개사무소 폐업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3월 폐업은 2월보다 증가할 것으로 보고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