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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보험업계의 장기 매물 중 하나인 롯데손해보험(000400) 매각이 재차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당국의 적기시정조치 심사를 앞두고 매각 작업이 급물살을 탈 것이란 관측 속에서 우리금융그룹과 한국투자금융지주의 2파전 구도까지 거론된다. 그러나 정작 잠재 원매자로 꼽히는 금융지주들의 속내는 복잡하다. 매각 측과 원매자 간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 격차와 향후 안고 가야 할 자본확충 부담을 고려할 때, 실제 딜 성사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금융권 및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손보는 지난달 30일 금융위원회에 보완된 경영개선계획서를 제출했다. 금융위는 이달 하순 정례회의를 열고 해당 계획안의 승인 여부를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이번 정례회의에서 계획안이 승인되면 롯데손보 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는 매각 작업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전망이다.
앞서 롯데손보는 지난해 11월 자본적정성 우려로 금융위로부터 ‘경영개선권고’ 조치를 받은 데 이어, 올해 3월에는 ‘경영개선요구’로 한 단계 상향됐다. JKL파트너스는 이미 지난달 매각 주관사를 삼정KPMG로 교체하고 몸값 눈높이를 조정해 원매자 찾기에 나선 상태다.
현재 시장에서 유력한 원매자로 거론되는 곳은 우리금융과 한투지주다. 5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손해보험사 포트폴리오가 없는 우리금융은 비은행 강화가 절실하고, 한투지주 역시 연내 보험사 인수를 목표로 삼고 있어 매물에 관심을 가질 법하다는 논리다. 최근 한투지주가 또 다른 손보 매물인 예별손보(옛 MG손보) 본입찰에 참여했다는 점도 이같은 관측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시장 일각에서는 2파전 구도를 두고 매각 측이 경쟁 분위기를 조성해 몸값을 띄우기 위한 이른바 ‘서동요 전법’에 가깝다는 시각도 나온다. 과거 롯데손보 매각 과정에서도 주요 금융지주 등 대형 원매자들의 이름이 오르내렸으나, 가격 이견으로 인해 실제 유효한 입찰로 이어지진 않았다.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이들의 사정도 녹록지 않다. 우리금융은 이미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잇따라 인수하며 상당한 자금을 투입한 데다, 과거 높은 몸값 부담으로 롯데손보 본입찰을 포기했던 전력이 있다. 한투지주 역시 철저한 가성비 중심의 정상화 전략을 고수하는 만큼, 무리한 배팅을 하지 않을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결국 핵심은 가격이다. 지난 2024년 상반기 당시 3조원까지도 거론된 롯데손보 기업가치는 수차례 유찰을 거치며 수직 낙하했다. 현재 롯데손보 시가총액은 6700억원 수준으로,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더라도 원매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마지노선은 1조원 이하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 금융지주 고위 관계자는 “현재 시가총액과 롯데손보가 안고 있는 자본확충 리스크를 감안할 때, 매각가가 1조 원을 넘어서면 국내 금융지주 중 이를 검토할 곳은 사실상 없다”며 “아무리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급하더라도 이사회와 주주들을 설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밸류에이션이 아니라면 금융지주들은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의 경영개선계획 승인 여부도 변수다. JKL파트너스는 사업비 감축과 자본금 증액 등을 담은 자본 적정성 제고 계획을 제출했으나, 만약 이번에도 금융위의 문턱을 넘지 못할 경우 적기시정조치는 최고 단계인 ‘경영개선명령’으로 상향된다.
IB업계 관계자는 “금융위가 계획안을 승인한다면 매각전은 빠르게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매각 측의 희망가와 잠재 원매자들 눈높이 사이의 간극이 너무 크다. 가시적인 눈높이 조정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