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판결에 경의"vs하이브 "항소 예정"…풋옵션 유효 판단에 입장

김현식 기자I 2026.02.12 14:56:08

法 "어도어 독립 모색했으나 하이브 동의 전제"
"중대한 계약 위반 아냐"…255억 원 지급 명령
민희진 "재판부 결정 존중…본업 집중할 것"
하이브 "주장 받아들여지지 않아 안타까워"

[이데일리 김현식 기자] 법원이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현 오케이 레코즈 대표)의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 유효하다고 판단하며, 하이브에 약 255억 원의 지급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이에 민 전 대표 측은 “판결을 존중하며 겸허히 수용한다”고 밝혔고, 하이브는 “항소 등 법적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불복 의사를 드러냈다.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사진=오케이 레코즈)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1부(부장판사 남인수)는 12일 민 전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제기한 주식 매매대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하이브가 민 전 대표에게 약 255억 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명령했다.

재판부는 하이브가 민 전 대표를 상대로 제기한 주주 간 계약 해지 확인 소송은 기각했다. 하이브는 그동안 민 전 대표가 ‘뉴진스 빼내기’를 시도하고 어도어의 독립을 모색하는 등 주주 간 계약을 중대하게 위반했다며 계약 해지 통보가 유효하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법원은 이러한 하이브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민 전 대표가 하이브로부터 어도어를 독립시킬 방안을 모색한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면서도 “그 사정만으로 이 사건 주주 간 계약을 중대하게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카카오톡 대화 메시지 등을 근거로 “민 전 대표가 ‘뉴진스 빼내기’를 시도했다”는 하이브 측 주장을 배척했다.

또 재판부는 “‘빈껍데기’ 발언은 ‘민 전 대표가 풋옵션을 행사하고 어도어에서 나가면 어도어가 빈껍데기 된다’는 의미”라면서 ‘빈껍데기 어도어’ 표현이 ‘뉴진스 없는 어도어’를 뜻한다는 하이브 측 해석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민 전 대표가 외부 투자자들과 만나 어도어의 독립 방안을 모색한 점에 대해서는 “이는 모두 하이브의 동의를 가정한 방안으로 보인다”며 “하이브가 동의하지 않으면 이런 방안은 아무런 효력이 발생할 수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민 전 대표가 제기한 아일릿 카피 의혹 및 음반 밀어내기 의혹 제기에 관해서는 “아일릿의 전체적 인상이 뉴진스와 유사하다는 취지로, 이는 단순 의견 및 가치 판단이지 사실 적시라고 보기 어렵다”며 “뉴진스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민 전 대표의 경영상 판단 재량 범위 내에 있다”고 판단했다.

하이브 사옥(사진=이데일리DB)
이와 관련해 이날 민 전 대표의 새 기획사 오케이 레코즈는 입장문을 내고 “신중하고 객관적인 판단을 내려주신 재판부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 이번 판결을 통해 주주간 계약의 유효성과 풋옵션 권리의 정당성이 확인된 점에 대해 재판부의 결정을 존중하며 겸허히 수용한다”고 밝혔다.

이어 “판결 결과와 별개로 지난 분쟁의 과정에서 피로감을 느끼셨을 팬 여러분과 엔터테인먼트 업계 관계자분들께 송구한 마음을 전한다. 긴 법적 공방을 함께 한 하이브 관계자분들께도 고생하셨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민 전 대표에 대해서는 “이제는 창작자이자 제작자, 그리고 경영자로서의 본업에 전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하이브는 “당사의 주장이 충분히 받아들여지지 않아 안타깝다”면서 “판결문 검토 후 항소 등 향후 법적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는 짧은 입장을 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분쟁은 2024년 4월 경영권 탈취 의혹과 뉴진스 차별 의혹이 제기되면서 본격화됐고, 이후 양측이 맞소송을 제기하는 상황으로 번졌다. 같은 해 11월 민 전 대표는 하이브에 풋옵션 행사 의사를 통보했다. 당시 계약 조건에 따르면 민 전 대표는 어도어의 최근 2개년도 평균 영업이익에 13배를 적용한 뒤 자신이 보유한 지분의 75%에 해당하는 금액을 하이브로부터 지급받을 수 있었다.

풋옵션 산정의 기준이 된 기간은 2022년과 2023년으로, 어도어는 2022년 4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2023년에는 335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2024년 4월 공개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민 전 대표의 어도어 지분은 57만 3160주로 전체의 18% 수준이었다. 이러한 수치를 토대로 계산할 경우 민 전 대표가 행사한 풋옵션의 금액은 약 255억 원 규모로 산출된다. 하이브는 민 전 대표가 ‘뉴진스 빼가기’를 시도하며 회사에 손해를 끼쳤던 2024년 7월 이미 계약 해지를 통보해 풋옵션 권리도 함께 소멸했다고 주장해왔다.

한편 민 전 대표 해임 후 어도어를 무단이탈했던 뉴진스 멤버들 중 해린, 혜인, 하니는 전속계약 분쟁을 멈추고 어도어에 복귀했다. 민지는 아직 어도어와 복귀 논의를 진행 중이다. 어도어는 협상이 결렬된 멤버인 다니엘 측과 민 전 대표를 상대로 430억 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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