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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지 도전자]①함평군수 선거 나간 국민의힘 후보 "지원좀 해달라"

김유성 기자I 2022.05.10 19:23:38

국민의힘 김유성 함평군수 후보 인터뷰
보수 불모지에서 보수당 군수 후보로 나서
"집권여당 후보, 지역발전에 도움된다" 자신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광주·전남은 보수정당인 국민의힘에겐 불모지나 다름없다.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가 호남 지역구 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한 전례가 있지만 이곳 광주·전남 지역 민심은 국민의힘 후보에 차갑기만 하다.

이 때문에 선거에 승리하고 싶은 호남출신 정치신인은 민주당 계열 정당 후보로 나가려고 한다. 보수정당 후보로 나가는 것은 선거에도 불리할 뿐만 아니라, 지역 지인들에게까지 비난받을 수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전남도당은 기초단체장 후보로 △여수시장 신용운 △함평군수 김유성 △진도군수 김정연 △영암군수 임대현 정도만 냈다.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이 22명의 기초단체장 후보를 냈다는 점과 비교하면 5분의 1 규모다.

김유성 국민의힘 함평군수 후보 (사진=김유성 기자)
김유성 국민의힘 함평군수 후보도 보수정당 소속으로 함평에서 쉽지 않은 선거 운동을 하고 있다. 그의 유세 활동에 강한 거부감을 보이는 지역민이 있는가 하면 그의 명함을 눈 앞에서 찢는 사람도 있었다. 보수정당 후보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호남 방문을 수차례하고 광주 5.18운동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하는 등 지역 민심 다독이기 덕분에 선거 운동이 한결 수월해졌다는 평이다.

지난 6일 함평군내 김 후보의 사무실에서 그는 가난한 함평군을 살리기 위해 나왔다고 밝혔다. 중국 개방을 이끌었던 덩샤오핑 전 주석의 말을 인용해 “흰고양이든 검은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되지 않나”라면서 “국민의힘이나 민주당이나 상관없이 누가 되든 함평을 살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출마했다”고 말했다.

실제 함평은 전라남도 지역에서도 인구소멸 위험이 큰 편에 들어간다. 함평나비축제 등 전국적으로 알려진 행사도 있지만, 지역 제조업이나 관광 기반이 적어 인구 유출이 계속되고 있다. 2010년 한때 인구 5만을 목표로 전임 군수들이 야심차게 투자를 했지만 지금은 인구 3만 수성도 힘든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새 정당의 새 인물이 지역사회에 필요하다고 그는 강변했다. 국민의힘이 호남에 공을 들이고 있는 서진(西進)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함평에 보수정당 후보가 군수가 된다면 큰 주목을 끌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앙당은 물론 중앙정부의 지원도 전보다 더 많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는 “여기 후보로 나가면서 함평을 더 알리려고 하고 있다”면서 “중앙정부에도 그렇고, 중앙당에도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준석 대표도 함평군을 방문해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민주당 후보들과 비교하면 열세인 상황이다. 조직력에서도 지역방송 우선순위에서도 밀린다. 김 후보는 “중앙당에서 중진급 국회의원이 내려와서 도와줬으면 좋겠다”면서 “지난번에도 이준석 대표가 내려와 힘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김유성 함평군수 후보 선거사무소 일부. 왼쪽 사진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함평군을 방문했을 때 동행하면서 찍은 사진이다. (사진=김유성 기자)
다음은 김유성 후보와의 일문일답 중 일부다.

-험지로 왔는데, 힘들고 외로운 싸움이 될 것 같은데.

△지방선거가 30년전부터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이미 함평은 국민의힘이 전혀 발을 못 붙이는 곳이었다. 선거운동 나갔을 때 막말을 듣기도 했다. “정신 돌았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보는 앞에서 명함을 찢는 사람도 있었다. 좀 지나고 나니까 “용감하네”라고 한다. 지금은 좀 바뀐 것 같다.

-출마 선언은 언제 했나?

△3월 중순에 왔다. 국민의힘이나 민주당을 대변한다는 개념으로 온 게 아니다. 누가 되든 함평을 살려야한다는 생각을 했다. 함평이 하도 가난하니까 뭔가 바꿔야한다는 생각을 했다. 불구덩이로 들어가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총대를 메라는 말도 들었다. 함평을 먹여 살려야 하니까. 함평이 얼마나 가난한 지역이 됐는가 하면, 지금은 다른 어떤 지역과 비교해도 무리가 될 정도다. 너무나 낙후되었다. 너무나 가난한 이 동네에서 곶간지기를 해야겠다, 이 역할을 해야겠다 생각을 했다.

-주요 공약은?

△이곳에는 종합병원이 없다. 인근 군은 종합병원이 한 군데씩 있다. 나는 함평 들판에다 대학병원을 초현대식으로 짓도록 하겠다. 그래서 목포나 무안, 영광 이런 데서 치료를 받으러 사람들이 오도록 하겠다. 전남대 등 광주 함평캠퍼스를 유치하겠다. 함평캠퍼스는 단과대 최고 명문이 될 것이다. 그런 정책을 써서 젊은 인구가 유입되게 하겠다.

지금 함평은 모든 공사가 올스톱돼 있다. 다시 도로 등의 정비를 하겠다. 함평은 바다를 접하고 있다. 광주와는 30분 거리다. 함평만에 해안도로를 만들고 관광 특구를 만들겠다.

지금까지 함평은 지나가는 곳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함평에 오면 1박2일을 지낼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 기반시설을 만들겠다.

-관광 특구가 안된 이유는?

△재정이 열악하니까 그렇다. 국책사업을 하기에 군수의 힘이 부족했다. 중앙정부이 확답을 받아야하는데, 함평은 소외되곤 했다. 게다가 함평의 인구는 3만이 안된다. 인구가 담양과 영광의 3분의2 정도다. 같은 선거구 안에서도 담양 등을 더 챙긴다. 함평은 버린 카드나 다름이 없다.

여기 후보로 나가면서 함평을 조금이라도 더 알리려고 하고 있다. 중앙정부에도 그렇고 중앙당에도 그렇고. 선거운동 할 때 함평이 와서 발표해달라고 했다. 지금 당선인이 한창 신경을 쓰고 있다. 이준석 대표가 “(당에서 지원하면) 함평은 100% 됩니다”가 했다. 어떻게 하면 되는지 물어보기까지 했다. 불모지였던 함평을 살릴 수 있는 기회로 만들고자 한다.

-국민의힘 입당 시기는?

△지난 1월 민주당을 탈당했다. 대통령선거가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이 양반(윤석열)이 되겠다 생각을 했다. 군수 후보로서 군민만 챙기면 되지 않나. 이 당이든 저 당이든 어떤가. 흰고양이든 검은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

-국민의힘에는 어떤 얘기를 지금까지 했나?

△지역에 대한 배려를 하라고 했다. 지금까지 이 지역을 버리는 카드로밖에 보지 않았던가. 인재도 키워야 하는데. 이 같은 얘기를 하자 국민의힘이 바로 오케이 했다. “당신 말이 일리가 있다”고 했다. 함평을 조금이라도 먹여살릴 수만 있다면 당신들에게 충성을 다하겠다고 했다.

사실 멘땅에 헤딩하기다. 공직생활 33년이 물거품이 되는 거 아닌가라는 두려움도 있었다. 그런데 이 정도 수모를 감수하지 않으면 어떻게 군수 후보가 되겠는가. 다 안고 가겠다.

-지난번에 이준석 대표가 다녀갔다.

△그 양반도 이곳이 생각보다 낙후됐다는 것에 놀랐을 것이다. 우리도 잘살게 해달라고 했다. 군청 옆 비좁은 도로에 읍사무소와 경찰서가 있는데 그곳을 드넓은 들판으로 가라고 했다. 신시가지를 형성하자고 했다.

이준석 대표께서도 함평은 재원이 없다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 국가가 책임을 져야한다고 했다.

-중앙당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중앙당에 중진급 국회의원이 있다. 함평에 내려와 밀어붙였으면 좋겠다. 이준석 대표가 와 힘이 많이 됐다.

아무래도 이곳은 조직선거에 한계가 있다. 중앙당에서 지원을 해준다면 좋겠다. 지방 네트워크 등 3대 방송사에 말씀해주셔서 저녁 TV 인터뷰를 나오게 하는 것이다. 시골 양반들은 TV를 많이 본다. 함평 구석구석 다니면서 유권자를 만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3대 방송사에 한 번 나오는 게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본다. 이 같은 건의 사항과 함께 당직자와 중앙당에 적극적으로 지원을 요청하고 싶다. 전라도에서 국민의힘 군수가 나와서 역할을 해보고 싶다. 어렵게 나온 후보가 꼭 당선이 될 수 있도록 중앙당이 적극적으로 해줬으면 한다.

-못다한 말씀.

△함평군민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 함평군민을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감수하겠다. 함평이 잘되면 뼈를 묻을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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