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마스크 재사용 가능"…갑자기 말바꾼 정부에 시민들 분노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빚어진 마스크 대란을 해결하기 위해 마스크 공적 판매를 시작했지만 시민들은 여전히 물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정부가 한시적으로 면 마스크와 일회용 마스크를 사용하거나 재사용할 수 있다고 지침을 바꿔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에서 공적 판매처에 마스크 물량 공급을 시작하고 3일이 지났지만, 아직도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한 시민들의 줄서기는 끝이 보이지 않으면서 ‘집담 감염’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3일 질병관리본부와 함께 마련해 공개한 마스크 사용 개정 지침서에서 면 마스크와 일회용 마스크 재사용을 한시적으로 허용한다고 밝혔다.

이는 마스크 수요가 급증하며 품귀현상을 빚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공적 판매처에 인파가 몰리면서 집담 감염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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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보건당국은 여러 차례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인파가 밀집된 집회 등 장소를 피하라고 권해온 바 있다. 하지만 정작 공적 판매처가 이를 부추기는 꼴이된 셈이다.

개정지침을 살펴보면 감염 우려가 높지 않거나 보건용 마스크가 없는 상황에서 타인의 침방울이 직접 닿지 않도록 면 마스크(정전기 필터 교체포함)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된다고 나와 있다. 또 보건용 마스크를 오염 우려가 적은 곳에서 일시적으로 사용한 경우 동일인에 한해서 재사용할 수 있다 했다.

하지만 이같은 지침은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와는 차이가 난다. WHO는 면 마스크 사용을 권하지 않는다고 했으며 보건용 마스크 역시 재사용하지 말라고 했다.

마스크 공급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비상상황에서 한시적으로 적용하는 지침이라지만 정부의 조치가 국제기준에서 벗어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네티즌들은 “이제와서 면 마스크가 괜찮냐는 게 말이 되냐. 그럼 비싼돈 주고 KF마스크 산 시민들은 뭐가 되는거냐” “차라리 없을 때 면 마스크라고 하라고 해라” “면 마스크 안 된다고 할 땐 언제고..당황스럽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여기에 일시적 사용이라는 게 어느 정도인지, 재사용 기준도 모호하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정부가 마스크 부족 사태가 되자 말을 바꾸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실제 지난달 초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의료인은 KF94, KF99를, 일반인은 KF80의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번 쓴 마스크를 1시간 정도 햇볕에 말리면 자외선으로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는 효과가 있어 재사용할 수 있겠지만 여러 차례 재사용하는 것은 피하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