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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센상 사무국장 "구자하, 가장 평화로운 방식으로 역사와 현재 보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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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의연 기자I 2026.10.14 16:4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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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힐드 킬데 국제입센상 사무국장, 서울아트마켓 참석차 방한
"구자하, '찬성'과 '반대' 사이 공간 만드는 예술가"
"지금은 코리아 모멘텀…모두가 한국을 보고 있다"
"예술에서 가장 중요한 건 소통"…한국 작품 관람 기대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구자하의 작품은 매우 정치적인 내용을 다루지만 분노는 없어요. 재미있기도 하죠. 세상이 시끄럽고 문제가 많을 때, 그는 세상을 다르게 보는 시각을 보여줬습니다.”

군힐드 킬데 국제입센상 사무국장 (사진=2026 PAMS)
군힐드 킬데 국제입센상 사무국장 (사진=2026 PAMS)
군힐드 킬데 국제입센상 사무국장은 14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에서 열린 라운드 인터뷰에서 올해 수상자인 한국의 연극 창작자 구자하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킬데 사무국장은 13~16일 열리는 ‘2026 서울아트마켓’(PAMS) 참석차 한국을 찾았다.

국제입센상은 ‘연극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연극상이다. 노르웨이 정부가 2007년 제정해 2년마다 연극·공연예술에 새로운 예술적 차원을 제시한 개인이나 단체에 수여한다. 피터 브룩, 아리안 므누슈킨, 욘 포세, 페터 한트케 등 거장들이 이 상을 받았다.

구자하는 아시아 최초이자 역대 최연소 수상자로 더욱 주목받았다. 킬데 사무국장은 “입센은 진실과 자유를 이야기했고, 도덕적으로 평가하기보다 끊임없이 질문을 던졌다”며 “이 상은 그 유산을 이어 우리 시대에 진실과 자유를 말하는 예술가에게 돌아간다”고 말했다.

구자하는 멀티미디어 퍼포먼스와 기술을 넘나드는 한국의 연극 창작자이자 작곡가, 비디오 아티스트다. 음악에서 출발해 연극, 영상, 기술, 오브제를 결합한 독자적인 공연 형식을 발전시켜왔다. 정체성, 식민주의의 역사, 이주와 이동, 사회·경제적 불평등, 민주주의의 침식 등 동시대 사회·정치적 문제를 섬세하고 유머러스한 방식으로 풀어내는 아티스트다.

구자하는 영어 발음을 위해 혀 수술까지 시키던 한국의 영어 교육 열풍을 그린 ‘롤링 앤 롤링’, 말하는 전기밥솥과의 대화로 외환위기 이후 세대를 그린 ‘쿠쿠’ 등 작품을 선보여 왔다. 현재 서울과 벨기에를 오가며 활동하고 있다. 킬데 사무국장은 “구자하의 작품을 봤을 때 극장에서 새로운 목소리를 듣는 느낌이었다”며 “구자하는 자기 이야기를 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관객이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한다”고 평가했다.

올해 국제입센상을 수상한 구자하 (사진=국제입센상)
올해 국제입센상을 수상한 구자하 (사진=국제입센상)
올해 심사위원회가 내건 기준은 ‘찬성과 반대 사이 공간’이었다. 대립과 양분이 지나치게 강조되는 시대에 연민과 친절을 바탕으로 사람들을 한자리에 모으는 연극에 주목했다는 설명이다. 킬데 사무국장은 “큰 목소리로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내기보다 역사와 현재를 가장 평화로운 방식으로 보여주는 예술가를 찾았다”고 부연했다.

킬데 사무국장은 구자하의 수상이 한국 공연계에 갖는 의미도 짚었다. 그는 “지금은 ‘코리아 모멘텀’이다. 모두가 한국을 보고 있다”며 “한국 문화의 위상이 높아지는 지금이 한국 연극이 세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킬데 사무국장은 이번에 처음 한국을 찾았다. 서울아트마켓을 비롯해 한국 극단의 공연을 최대한 많이 볼 계획이다. 킬데 사무국장은 “예술에서 가장 중요한 건 소통”이라며 “서로 다른 지역의 작품을 본 사람들이 이야기를 나누면 미처 보지 못한 작품까지 공유할 수 있다. 그것이 국제교류가 주는 좋은 영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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