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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모 KT 대표이사(사장)체제 출범 이후 처음 만들어진 최고준법감시자(CCO, Chief Compliance Officer)에 김희관(57) 전 법무연수원장(김희관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이 선임됐다. 구 대표는 직원들에게 ‘당당한’ 회사를 강조해 왔는데, 이를 위한 준법 경영을 책임질 임원으로 김희관 전 법무연수원장을 영입한 것이다.
오너가 있는 회사들과 달리 주인 없는 KT는 흔드는 정치인들이 적지 않았다. 그래서 컴플라이언스위원회(감사위원회)를 강화하고, 이를 이끌 수장으로 최고준법감시책임자를 두기로 했다.
KT의 첫 최고준법감시자가 된 김희관 전 법무연수원장은 전라북도 익산 출신으로 전주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사법연수원 17기로 KT 신임 법무실장으로 영입된 안상돈 전 서울북부지검 검사장(법무법인 클라스 대표변호사)보다 3년 선배다.
KT의 준법 경영을 대표하게 되는 김희관 CCO의 포부는 어떨까. 또, 어떤 사람일까.
그는 소탈한 성품의 소유자로 전해진다. 미국 하버드에서 로스쿨 석사를 받았을 때나, 법무부·검찰 재직 때도 시스템의 제도화에 관심을 가졌다는 그는 아이폰·아이패드를 다섯 개씩 가지고 있는 IT마니아이기도 하다.
“준법경영해야 글로벌 기업 도약”
김희관 CCO는 2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지난주 공직자 윤리위원회 심사를 통과해 아직 출근 전”이라면서 “KT가 국내에서 굴지의 기업이기도 하지만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 상장 기업이고 그래서 컴플라이언스, 준법 경영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가야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실적 못지않게 준법·윤리 경영을 해야만 그 기업이 인정받는 분위기”라면서 “전화로부터 시작한 KT는 공기업에서 민영화됐는데, 국민들로부터 사랑 받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인정받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준법경영적 측면에서 미력이나마 일조하고 싶다. 그동안 법무검찰에서 쌓아왔던 경험이나 지식, 노하우 등으로 돕겠다”고 부연했다.
안상돈 법무실장과는 아는 사이라고 했다. 김 CCO는 “시험은 제가 3년 선배다. 저는 연수원 17기이고, 안 실장은 20기”라면서 “저는 비상근이나 그 분은 상근직이시다. 아주 능력 있고, 좋으신 분과 일하게 됐다. 저보다 안상돈 법무실장이 더 중요할 지도 모르죠”라고 했다.
“구현모 대표 모른다..준법경영 시스템화할 것”
그는 “KT와는 전혀 인연이 없다. 구현모 대표와도 전화 한 통화 안 했다. 만나지도 않았다”면서 “미국에서 유학 기회가 있어 하버드 로스쿨에서 석사를 할 때도 컴플라이언스에 관심이 있었고, 법무검찰에서도 제도적이고 시스템적인 측면을 많이 연구했다”고 말했다. 공직자윤리위 심사를 통과한 이후 미국의 관련 책을 킨들(Kindle)로 다운 받아 공부하고 있다고도 했다.
아마존 홈스피커 4년 전부터 쓰는 얼리어답터
50대 후반 법조인이 아마존에서 만든 전자책 단말기 ‘킨들’을 알다니 놀랐다고 했더니 “아이폰·아이패드를 5개 정도 쓴다. 에버노트도 쓰고”라면서 “정보통신 이런 쪽은 아마 법조인 중에서 따라올 수 없을 것이다. 아마존 홈 스피커를 4~5년 전부터 썼다”며 웃었다.
컴플라이언스위원장이 직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압박하는 자리 아니냐는 물음에는 “기업을 잡아넣고 압박하는 사람이 아니다. 저는 소박한 사람”이라고 본인을 평가했다.
김희관 KT 최고준법감시자(컴플라이언스위원장)은 1988년 서울지검 동부지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한 뒤 대검찰청 검찰연구관,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검사와 2차장검사, 의정부지검장과 부산지검장, 대전고검장, 광주고검장 등을 역임한 뒤 2015년 12월부터 법무연수원장으로 근무하다 2017년 퇴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