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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첫 통항에도 최고가격 또 동결”…정유업계 수익성 압박 장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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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웅 기자I 2026.05.22 15:12:52

국제유가·환율 부담 지속
석유 최고가격 4회 연속 동결
정부 손실보전 방식이 관건

서울의 한 주유소를 찾은 시민들이 차량에 주유를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박민웅 기자] 정부가 국내 석유제품에 적용되는 최고가격을 또다시 동결하면서 국내 정유업계의 수익성 부담이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동 리스크가 일부 완화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국제유가와 환율 부담이 여전한 가운데 판매가격까지 제한되면서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평가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부터 적용되는 6차 석유 최고가격을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정유사 공급가격 기준 휘발유는 리터(ℓ)당 1934원, 경유는 1923원 수준이다.

석유 최고가격제는 지난 3월 2차 조정 당시 유종별로 ℓ당 210원 인상된 이후 네 차례 연속 추가 조정 없이 유지되고 있다. 다만 정부는 최근 국제유가 변동성이 다소 완화됐다고 판단해 가격 조정 주기를 기존 2주에서 4주로 확대했다.

실제로 최근 호르무즈 해협에 약 3개월간 발이 묶였던 HMM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유니버셜 위너호’가 해협 통과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선박에는 SK이노베이션 계약 물량인 원유 약 200만 배럴이 실린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이번 운항을 계기로 호르무즈 해협에 대기 중인 다른 선박들의 이동 가능성도 기대하는 분위기다. 다만 중동 정세가 여전히 유동적인 만큼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국내 정유업계의 고민은 최고가격제 장기화다. 정부는 물가와 민생 안정을 이유로 가격 통제를 유지하고 있지만 국제유가 상승분과 환율 부담이 판매가격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현재 휘발유는 200원대 후반, 경유는 300원대 중반 수준의 누적 인상 억제분이 남아 있다. 원유 도입비용과 운송비 부담은 이어지는 반면 판매가격은 제한되면서 정제마진 방어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업계에서는 최근 정제마진 강세로 실적 개선 흐름이 나타나고 있음에도 최고가격제로 인해 실제 수익성 회복 효과는 제한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최고가격제가 장기화할 경우 투자 축소와 공급 안정성 저하 등 부작용 가능성도 제기된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11일 열린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지금 회사는 최고가격제 실시로 내수 판매가를 국제 석유가격에 연동시키지 못하면서, 정상 가격 대비 상당한 규모의 손실을 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의 손실보상 금액이 확정되는 시점에 손익에 반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실보전 기준을 둘러싼 정부와 업계의 입장차도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이달 말 손실보전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지만 실제 정산은 7월 이후 본격화될 전망이다. 현재 최고가격제 6개월 유지를 전제로 목적 예비비 4조2000억원을 편성한 상태지만, 제도 시행 기간이 길어지면서 조기 소진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는 국제유가 급등으로 원가가 상승했음에도 최고가격 규제로 원가 이하 판매가 이뤄진 물량에 한해 손실을 보전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업계에서는 정유업 특성상 휘발유·경유·등유 등 유종별 원가를 명확히 구분해 산정하기 쉽지 않은 만큼 국제 시세와 시장가격 등을 종합 반영해야 한다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한편 석유 최고가격제는 국제유가 급등 등으로 국내 석유제품 가격이 과도하게 오를 우려가 있을 때 정부가 법에 따라 석유제품 판매·공급 가격 상한을 고시하는 비상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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