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삼겹살에 트리 불빛까지”…연말 ‘매출 전쟁’ 불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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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진 기자I 2025.11.04 15:06:22

대형마트는 반값 삼겹살 등 생필품 할인전
백화점은 트리·전시로 연말 체류시간 늘리기
4분기 경기지수 87…전분기보다 15포인트↓
"부정적 전망 우세, 할인·이벤트 집객 사활"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경기 한파가 몰아치면서 유통업계가 연말 분위기 띄우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고물가에 지갑이 닫힌 상황에서, 연간 매출의 핵심인 4분기마저 전망이 밝지 않자 할인 행사와 트리 장식, 체험 콘텐츠까지 총동원하며 매출 방어에 나서는 모습이다. 단순한 마케팅을 넘어, 분위기라도 만들어 손님을 유도해야 한다는 긴장감이 업계 전반에 짙게 밴 분위기다.

30일 오전 서울 성동구 이마트 왕십리점. 개점 전부터 고객들이 매장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4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유통 대기업들은 지난달 말부터 줄줄이 대형 할인 행사를 개시하며 연말 소비 진작에 돌입했다. 정부 주도 ‘코리아세일페스타’를 기점으로 신세계의 ‘쓱데이’, 롯데의 ‘땡큐절’, 11번가의 ‘그랜드십일절’ 등도 본격화됐다.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타임딜, 팝업스토어, 브랜드 기획전 등 다양한 프로모션이 동시다발적으로 전개되는 상황이다. 유통사들은 4분기 소비 심리를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물량과 혜택을 전년 대비 확대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대형마트들은 생필품 중심 할인으로 지갑 열기에 나섰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쓱데이에 2조원이 넘는 역대 최대 물량을 투입했고, 이마트는 삼겹살·계란·가공식품 등 필수 품목을 중심으로 할인을 진행한다. 대표 행사 상품인 국산 삼겹살·목심(100g)은 1490원까지 낮췄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도 각각 신선식품과 생필품 할인 행사에 주류 등 고단가 상품을 함께 묶어 단가를 높이는 전략을 병행 중이다.

특히 대형마트는 정부 민생소비지원쿠폰 사용처에서 제외되며 실질적인 매출 타격을 받고 있다. 1차(7월) 9조 2000억원, 2차(9월) 4조 5000억원 등 규모로 배포된 소비쿠폰은 편의점·전통시장·중소 식자재마트 등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대형마트에서 발생했어야 할 수요가 경쟁 업태로 분산되는 구조인 셈이다. 같은 제품이라도 쿠폰이 적용되는 유통 채널로 수요가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현대백화점 더현대 서울 2025년 크리스마스 공방 랜더링 이미지. (사진=현대백화점)
백화점 업계는 할인 외에도 크리스마스 트리와 미디어 전시 등으로 연말 분위기 연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단순 판매 공간을 넘어 머무는 공간을 지향하며 체류 시간을 늘리려는 전략적 연출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현대백화점(069960)은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서 체험형 전시 ‘해리의 크리스마스 공방’을 열었고, 롯데·신세계백화점도 각각 티파니 협업 전시, 미디어 파사드 영상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특히 현대백화점 전시는 1차 사전 예약에만 4만 5000명이 몰리며 30분 만에 마감될 정도로 관심을 끌었다.

이 같은 트리 마케팅은 실질적인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백화점 업태는 4분기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만큼, 트리·조명·미디어 쇼 등 시각 연출이 체류 시간과 만족도를 높이며 뷰티·명품 등 고마진 카테고리 매출로 직결되는 구조다. 실제 지난해 더현대 서울 행사에서는 주말 1만명 이상을 유치하기도 했다. 올해는 단순 포토존을 넘어 콘텐츠형 공간으로 진화하면서 연출 수준도 한층 정교해졌다.

업계가 이처럼 연말 분위기 띄우기에 사활을 거는 배경은 4분기 시장 전망이 비관적이서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달 500개 소매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4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는 87로 직전 분기(102) 대비 15포인트나 하락했다. RBSI는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다음 분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고, 100 미만이면 부정적으로 본다는 의미다.

업태별로는 연말의 전통적인 강자 백화점(103)만이 기준선(100)을 웃돌며 연말 특수에 대한 기대감을 유지했다. 반면 대형마트(81), 편의점(83), 슈퍼마켓(83), 온라인쇼핑(87)은 모두 기준선을 밑돌며 부정적 전망이 우세했다. 특히 편의점은 직전 분기(108) 대비 25포인트 하락하며 낙폭이 가장 컸다. 고물가 속 소비 위축이 심화되는 가운데, 대부분 유통 채널이 4분기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내수 자체가 위축되는 상황에 업계의 부담은 커지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정비는 그대로인데 시장은 얼어붙은 상황이라, 지금 할 수 있는 수단은 모두 꺼내야 한다는 분위기”라며 “트리든 전시든 체험 공간이든, 연말만큼은 분위기를 살려 소비를 유도하려는 시도들이 현장에서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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