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연 5.5% 초단기 특판 출시 ‘업계 최고’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오는 21일 발행어음 1호 상품 출시를 앞두고 연 5.5%(이하 세전 기준) 초단기 특판 상품을 전면에 내세웠다. 금리만 놓고 보면 지금까지 국내 발행어음 사업자가 출시한 상품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시장의 후발주자인 삼성증권이 초기 시장점유율을 단숨에 확보하기 위해 파격적인 고금리 ‘오픈 특판’을 꺼내들었다는 분석이다.
삼성증권이 이번에 선보이는 초단기 특판은 9월 이후 신규 고객(8월 말 기준 총잔고 100만원 미만)을 대상으로 2~90일물 기준 연 5.5% 금리를 1인당 100만원 한도로 제공하는 상품이다. 종합계좌 보유 고객에게는 1년물 기준 연 4.3%를 1인당 최고 3억원 한도로 제공한다. 이외 일반 발행어음은 적립형 연 4.6%, 수시형 연 2.55%, 1년 약정형 연 3.95%의 금리를 각각 책정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이번 발행어음 출시로 고객들이 시장 상황에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인 자산관리 수단을 하나 더 갖추게 됐다”며 “고객들의 실질적인 자산 증식과 관리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 원 이상의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지정된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가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할 수 있는 만기 1년 이내의 단기 금융상품이다. 증권사는 고객에게 약정한 수익률을 지급하고, 조달한 자금을 기업금융과 채권, 대출 등 각종 자산에 투자해 조달금리와 운용 수익률 간 마진에서 수익을 확보하는 구조다.
사업자 인가를 받은 증권사는 원칙적으로 직전 분기 말 자기자본의 200%까지 발행어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자본 규모가 클수록 레버리지 활용 여력이 크다. 공모채 발행 대비 절차가 간소하고 운용 유연성이 높아 증권사들의 중장기 성장 전략을 이끄는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신한·키움·한투도 연 5% 특판 공세
국내 증권사 발행어음 시장은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 4개사가 과점 체제를 형성했다. 그러다 지난해 연말 키움증권,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이 신규 인가를 받아 진입했고, 올해 삼성증권까지 추가되면서 사업자는 총 8곳으로 늘어났다. 현재 메리츠증권도 인가 절차를 밟고 있다.
발행어음 시장이 8파전으로 재편된 상황에서 최근 시장금리 상승세가 맞물리자 기존 사업자간 단기 자금 유치 경쟁도 한층 격화됐다. 이번 삼성증권의 연 5.5% 초단기 특판을 비롯해 최근 증권사들이 내놓은 특판 금리 역시 연 5%에 육박하는 추세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14일 개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연 4.5%(약정형 6개월물) 금리를 적용하는 특판을 선보였다. 총 한도가 300억원 규모였으나 출시 당일 5시간 만에 전액 완판됐다. 앞서 키움증권도 생애 최초 자사 계좌 개설 고객을 대상으로 만기 1년에 연 5.0% 금리를 제공하는 특판 상품을 내놓아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발행어음 1위 사업자인 한국투자증권 역시 신규 계좌 개설 고객을 대상으로 1년 만기(365일물) 연 4.9%, 6개월 만기(181일물) 연 4.7%를 제공하는 ‘퍼스트 특판 발행어음’을 판매 중이다. KB증권 또한 12개월 적립식 발행어음에 연 4.35% 금리를 적용하고 있으며,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 등도 약정형 금리 상향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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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국내 발행어음 시장 규모가 올 하반기 6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국내 발행어음 잔액은 7개 증권사 55조 9291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업자가 4개사뿐이었던 지난해 6월 말(44조 3912억원)과 비교하면 1년 새 11조 5379억원(25.9%) 늘었다. 여기에 새롭게 가세한 삼성증권의 조달 한도까지 더해지면 시장 외형은 더욱 가파르게 팽창할 전망이다.
다만 금리 경쟁 과열에 따른 증권사들의 마진 압박과 리스크 관리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발행어음은 법적으로 조달 자금의 50% 이상을 기업대출, 인수금융 등 기업금융(모험자본)에 의무 운용해야 한다. 연 4%대 중후반에 자금을 조달할 경우 마진을 남기려면 최소 연 6~7%대 이상의 우량 투자처를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증권사 관계자는 “시장 선점을 위한 초기 특판 경쟁은 불가피하지만, 결국 승부는 조달한 자금을 얼마나 안정적이고 높은 수익률로 굴릴 수 있는 운용 역량에 달려 있다”며 “특판 만기가 도래하는 6개월~1년 뒤에도 이탈 자금을 묶어둘 수 있는 종합 자산관리(WM) 포트폴리오 전략이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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