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통·영업통으로 '싹' 갈았다…신세계푸드·신세계L&B의 앞날은

한전진 기자I 2024.10.30 19:24:16

''재무전문가'' 강승협, 신세계푸드 신임 대표로
노브랜드 수익성 높이고…부진 사업 정리 과제
''대안육'' 등 신사업, 투자 부담에 주춤 가능성
영업통 맞는 신세계L&B, 수익성 개선에 올인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 전환 어어질지 '&a...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신세계의 식품 계열사 신세계푸드(031440)·신세계L&B에 신임 대표가 선임됐다. 두 회사를 이끌던 송현석 대표가 물러나면서다. 고전 중인 두 계열사 대표를 모두 교체해 쇄신에 나서려는 신세계의 의지로 풀이된다. 신세계푸드에는 ‘재무통’이 자리해 고강도 체질 개선이 예상된다. 신세계L&B는 ‘영업통’을 선임해 수익성 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는 30일 2025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신세계는 ‘신상필벌’(信賞必罰)‘ 원칙에 따라 역량중심의 인재를 발탁했다고 강조했다. 부분적으로 고강도의 교체가 이뤄졌다는 평가다.

식품 계열사가 대표적이다. 신세계푸드 신임 대표에는 강승협 신세계프라퍼티 지원본부장 겸 재무담당(전무)이 신세계L&B 대표에는 마기환 나라셀라 영업마케팅총괄 전무를 선임했다.

강승협 신세계푸드 대표이사 (사진=신세계그룹)
◇신세계푸드 신임 대표는 ’재무통‘…’체질 강화‘ 이어질 듯

강 신임 대표는 이마트(139480) 재무 계열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그는 1995년 신세계에 입사해 2015년 신세계그룹 전략실 감사팀장, 2016년 신세계건설 지원 담당 상무보, 2018년 이마트 관리담당 상무, 2019년 이마트 재무담당 상무를 역임했다. 2020년 이마트 지원본부장 겸 재무담당 상무, 2022년 전무로 승진해 이마트 지원본부장과 지마켓 지원본부장을 겸임했다. 지난해에는 신세계프라퍼티 지원본부장 전무 자리에 올랐다.

강 신임 대표는 신세계푸드의 체질 개선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실적이 좋은 사업에는 힘을 주고 부진 사업은 과감히 정리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신세계푸드는 적자 사업 정리에 나서고 있다. 지난 1월 레스토랑 ‘보노보노’를 브라운F&B에 매각하고 지난 9월에는 스무디 전문점 ‘스무디킹’ 영업 종료도 결정했다. 대표적으로 스무디킹은 국내에서 사업을 시작한 뒤 한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 이런 배경이 재무통인 강 신임 대표를 임명했다는 분석이다.

노브랜드 버거도 수익성을 높여야 하는 게 과제다. 가성비 버거로 이름을 알리면서 지난해 기준 198개까지 매장을 늘렸지만 수익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익률이 낮은 직영점을 정리하고 가맹사업으로 수익성을 개선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그룹 내부거래 비중이 높아 수익 다각화가 필요한 상황이기도 하다. 신세계푸드는 스타벅스와 이마트 등 그룹사에 가정 간편식과 베이커리 등을 공급하고 있는데 유통서비스 부문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전임 송현석 대표가 추진하던 대안식품 사업은 주춤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신세계푸드는 ‘대안육’과 ‘대안유(乳)’ 등 대안식품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콩 등 식물성 성분을 이용해 고기와 같은 식품을 만드는 사업이다. ‘베러미트’와 ‘유아왓유잇’ 등의 브랜드가 대표적이다. 다만 아직 국내에 뚜렷한 수요가 나타나고 있지 않은데다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이 문제다.

마기환 신세계L&B 대표이사 (사진=신세계그룹)
◇’영업통‘ 마기환의 신세계L&B 귀환…수익성 개선 ’올인‘

신세계L&B는 마기환 나라셀라(405920) 영업마케팅 총괄이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전망이다. 국내 와인 유통업계 1호 상장사인 나라셀라에서 영업마케팅총괄로 1년여 만에 신세계로 돌아왔다. 그는 2000년 이마트에 입사해 중국감사 TF, 상해법인, 트레이더스 상품매입팀 등을 거쳤다. 이후 신세계L&B에 합류해 영업팀장과 영업담당 상무를 역임했다. 신세계L&B 사업 초기 성장에 기여한 인물로 내부사정에도 전통해 사실상 내부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마 신임 대표는 신세계L&B의 영업담당도 겸임한다. 그는 신세계L&B에 몸담으며 경쟁사까지 유통망을 확장한 경험이 있다. 앞으로 영업 경쟁력 강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되는 부분이다. 현재 신세계L&B는 엔데믹으로 와인 등 주류 붐이 꺼지면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신세계L&B는 매출 1806억원, 영업이익 7억원을 거뒀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12.5%, 영업이익은 93.8% 줄어든 수치다. 이 때문에 지난달 제주소주도 오비맥주에 매각했다.

마 신임 대표가 신세계L&B의 ’주류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 전환을 이어갈지도 관심사다. 앞서 송 대표는 이종 산업과 협업을 확대해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가 되겠다는 방향성을 내걸었다. ’와인앤모어 뷰티’ 등 화장품 업체와의 협업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와인앤모어 뷰티는 화장품 주문자위탁생산(OEM)·제조자개발생산(ODM) 전문기업 유씨엘과 협업해 다음 달 뷰티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와인 등 주류 정통파인 그가 앞으로도 협업을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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