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쓱닷컴은 사실상 네이버와 협업을 앞두고 있는 데다, 쿠팡의 뉴욕 증시 상장 이후 국내 이커머스 업계가 전반적인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다방면의 수혜를 입을 수 있을지 관심이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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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손실은 469억원으로 지난해 819억원보다 350억원 가량을 개선했다. 거래액은 3조 9236억원으로 37% 신장했다.
쓱닷컴은 온·오프라인 시너지와 그로서리 경쟁력 강화 등의 요인으로 이 같은 성과를 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 4분기 쓱닷컴의 장점으로 꼽히는 식품 카테고리 매출은 지난해보다 46% 증가하며 성장을 견인했다.
회사 측은 올해 거래액 목표를 4조 8000억원으로 설정했다. 지난해보다 22% 늘어난 수준이다. 이를 위한 핵심 전략은 온·오프라인 협업 강화다. 온라인 기반만 갖춘 이커머스 업체와 차별화할 수 있는 부분이다.
먼저 현재 110여 개인 PP(피킹&패킹)센터를 확대한다. 구체적인 숫자는 밝히지 않고 있지만 올해 리뉴얼에 돌입할 약 10여 개 점포에 PP센터를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프라인 이마트 점포를 물류센터로 활용하는 PP센터는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물류 거점을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보다 신선한 상품을 바로 배송할 수 있다. 하루 처리하는 쓱닷컴의 물량은 13만 건인데, 이 중 PP에서 처리하는 건수는 40% 수준인 약 5만 건이다.
거점 점포 입장에서도 온라인 주문이 매출에 도움이 된다. 실제로 지난해 5월 리뉴얼한 월계점의 경우 PP센터 구축 직후 한 달 만에 매출이 38% 증가한 바 있다.
이마트와 쓱닷컴 간 데이터 통합 및 고도화에도 나선다. 지금까지 양사는 별도 법인으로 운영돼 온 만큼 데이터 관리를 각각 해왔다. 하지만 이마트의 축적된 데이터와 쓱닷컴의 온라인 데이터를 통합해 관리할 경우 효율적인 타깃 마케팅 등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강희석 이마트 대표가 쓱닷컴 대표까지 겸직하게 된 이유도 이 같은 온·오프라인 통합 운영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다.
이밖에 온라인 자체·전용 상품 등 구색도 강화할 예정이다. 조속한 시일 내 오픈마켓 진출을 통해 영역 확장에 나설 것으로 보이며, 중장기적으로 현재 용인 1곳, 김포 2곳 등 3곳인 온라인 물류센터 네오(NEO)도 추가할 전략이다.
특히 최근 이커머스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는 점에서 쓱닷컴의 실적과 향후 전략이 주목을 받는다.
우선 쿠팡이 뉴욕 증시 상장을 추진하면서 최대 55조원에 달하는 가치를 평가받자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의 가치를 재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 중 손꼽히는 곳이 바로 쓱닷컴이다. 쿠팡 상장 소식이 알려지기 직전인 지난 10일 17만 3500원이던 이마트 주가는 지난 16일 18만 9000원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리포트를 통해 “쓱닷컴은 쿠팡과 유사한 B2C(기업 대 소비자)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으로 향후 5년 내 일 배송 물량을 3배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라며 “국내에서 살아남을 만한 상장 유통기업 기업으로는 이마트를 추천한다”고 분석했다.
국내 최대 포털인 네이버와 협업을 앞두고 있다는 점 역시 관심사다. 아직 구체적인 형태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강희석 대표와 함께 직접 네이버를 찾았다는 점에서 국지적인 협업보다 전반적인 시너지 방안을 찾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다른 이커머스 업체들과 달리 오프라인 점포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쓱닷컴의 강점”이라며 “쓱닷컴 자체적인 성장은 물론 온·오프라인 간 융합을 어떻게 극대화할지에 따라 이커머스 업계 내 입지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