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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포진은 합병증으로 심각한 신경통 유발할 수 있어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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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용 기자I 2025.12.10 17:02:27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대상포진은 어릴 때 앓았던 수두바이러스가 신경에 증상없이 잠복해 있다가, 성인이 된 뒤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다시 활성화해 생기는 질환이다. 한국에서도 50대 이후 환자가 급격히 늘고, 극심한 신경통과 합병증을 남길 수 있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예방이 중요하다.

대상포진은 수두-대상포진바이러스(Varicella zoster virus)가 척추 신경절 등에 잠복해 있다가, 나이 증가, 암·당뇨·류마티스질환, 면역억제제·항암제 사용, 극심한 스트레스·과로 등으로 세포면역이 떨어질 때 재활성화 되면서 발생한다. 바이러스는 특정 감각신경을 따라 이동해 피부에 띠 모양의 발진과 물집을 만들며, 이 과정에서 신경염·신경괴사를 일으켜 매우 심한 통증을 동반한다.

전형적인 증상은 몸 한쪽에 국한된 통증으로, 화끈거리거나 찌르는 듯한 통증·감각이상이 먼저 나타나고, 수일 뒤 같은 부위에 붉은 반점과 작은 물집이 무리를 지어 띠 모양으로 생기는 양상이다. 주로 옆구리, 얼굴, 눈 주변에 많이 발생하며, 몸통, 다리 등 전신 어디에든 생길 수 있으며 간혹 드물게 내장기관을 침범하기도 한다. 대상포진 초기에는 발열·몸살·두통이 동반돼 감기나 심장·소화기 질환으로 오인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또한 드물게 발진과 수포 없이 띠와 같은 통증만 발생하는 경우도 있어 초기 진단에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대상포진 치료의 핵심은 가능한 한 빨리 항바이러스제를 시작하는 것이다. 발진·수포가 생기고 72시간(3일) 이내에 아시클로비르, 발라시클로비르 같은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면 피부 병변 치유가 빨라지고, 장기 신경통(대상포진 후 신경통) 위험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진통제, 신경통 약(가바펜티노이드 등), 국소 마취 패치, 신경차단술을 병합해 통증을 적극적으로 조절한다. 안면신경, 눈 주변, 귀, 생식기 부위 등 중요한 부위에 생기거나, 면역저하자·고령자·임신부에서는 합병증 위험이 높아 입원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이구상 교수는 “대상포진은 예방접종으로 위험을 상당 부분 낮출 수 있다. 만 50세 이상 성인 또는 만 18세 이상이며 심각한 면역저하가 동반된 성인(암, 장기이식, 면역억제제 투여)에서 대상포진 백신 접종을 권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나온 재조합 대상포진 사백신은 2회 접종으로 10년 이상 90% 이상의 대상포진 예방과 대상포진 후 신경통 예방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전 대상포진 생백신을 접종했다 하더라도 예방효과가 5년만 지나도 급격히 시간에 비례하여 떨어지기 때문에 최근에는 추가로 재조합 대상포진 사백신을 새로 접종하는 것이 권고되고 있다. 현재 접종되는 재조합 대상포진 사백신은 과거의 대상포진 생백신과 다르게 암 치료, 장기이식, 류마티스질환 등으로 면역억제제를 쓰는 환자에서도 안전하게 접종 가능하다.

이구상 교수는 “다만 백신이 100% 막아주는 것은 아니므로, 충분한 수면과 균형 잡힌 식사, 규칙적인 운동, 과로·과음·흡연을 줄이는 등 기본적인 면역 관리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상포진은 환자 몸속에서 재활성화된 바이러스이지만, 수포가 터진 부위와 직접 접촉하면 수두에 걸린 적 없는 아이·임신부·면역저하자에게 수두를 옮길 수 있다. 따라서 수포가 완전히 마르고 딱지가 떨어질 때까지는 발진 부위를 깨끗하게 가리고, 어린이·임신부·중증 만성질환자와의 밀접 접촉을 피하는 것이 좋다.

대상포진은 피부 발진이 가라앉은 뒤에도 여러 후유증을 남길 수 있는 질환이다. 대표적인 합병증은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다. 신경이 분포하는 우리 몸의 어느 부위나 발생할 수 있으며, 특히 눈·귀·얼굴 등의 신경에 침범하는 경우 반영구적 시력 손상, 청력 손상, 얼굴 근육 마비 등이 동반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통증과 함께 해당 부위 피부 감각이 이상해지는 것도 흔한 후유증이다. 벌레가 기어가는 느낌, 바늘로 콕콕 찌르는 느낌, 감각 저하와 동시에 사소한 자극에도 극심한 통증을 느끼는 이질통, 통각과민 등이 지속될 수 있다. 가려움, 화끈거림, 찌릿한 자극 등이 반복되면서, 옷을 입거나 샤워할 때마다 불편을 호소해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기도 한다.

또한 통증이 장기화되면 수면 부족, 불안, 우울, 사회적 위축 등 정신·정서적 후유증도 적지 않다. 통증에 대한 두려움과 피로가 겹치면서 업무·집안일·대인관계 유지가 힘들어지고, 일부에서는 우울증·불안장애로 치료를 받는 경우도 보고된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발진이 가라앉고 수주~수개월이 지난 뒤에도 통증이 지속되는 증상을 보인다. 보통 1개월, 넓게는 3개월이 지나도 해당 부위가 불에 타는 듯, 전기가 오는 듯 아픈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 통증은 옷깃만 스쳐도 견디기 어렵다고 표현할 만큼 심할 수 있으며, 수년 또는 평생 지속되면서 수면 장애, 우울, 심각한 일상생활 제한을 초래한다. 고령, 심한 급성 통증, 면역 저하 등이 있을수록 대상포진 후 신경통 발생 위험이 급격히 높아진다.

대상포진이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기 위하여 초기 적절한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 항바이러스제와 진통제를 포함한 약물만으로 호전되고 합병증이 남지 않을 수 있지만, 고령이거나 통증이나 피부 수포가 심한 경우, 안면과 같이 주의가 필요한 곳에 발생한 경우 반드시 약물 용량의 조절과 신경차단술을 포함한 보다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이구상 교수는 “대상포진과 대상포진에 의한 합병증인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심각한 통증과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정도의 삶의 질의 저하를 동반할 수 있다. 따라서 50세 전후에 대상포진 백신 투여를 적극 고려해 대상포진이 의심되는 수포, 발진, 통증이 있는 경우 즉시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 볼 것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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