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이 지난 23일 ‘특검·개헌·4월국회 대책 등을 위한 야3당 대표·원내대표 공동입장’ 발표를 통해 한 말이다. 하지만 이런 합의가 무색하게 남북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에도 여야는 극한 대치를 되풀이했다.
결국 남북정상회담 성공 결의안조차 채택하지 못했다. 현재 국회에는 김두관 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남북정상회담 및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및 남북공동번영을 위한 결의안’과 박선숙 바른미래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지지 및 한반도 평화정착과 남북관계발전 이행 촉구 결의안’ 등 두건의 남북정상회담 결의안이 계류 중이다. 하지만 두 결의안 모두 소관 상임위인 외교통일위원회 문턱조차 넘지 못하는 상황이다.
반면 첫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000년, 여야는 16대 국회 개원 첫날 남북정상회담 결의안 작성을 위한 ‘남북정상회담 관련 결의안 기초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당시 특위에는 야당 소속 박관용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 의원 등 11명의 여야 의원이 소속돼 있었다. 이들이 작성한 ‘남북정상회담 개최 지지 결의안’은 나흘 뒤인 2000년 6월 9일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16대 국회 역시 여당이었던 새천년민주당이 과반 의석에 훨씬 못 미치는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이었다.
여야는 지금과 같이 대결구도를 보이던 지난 2월 7일에도 ‘2018평창동계올림픽대회 및 동계패럴림픽대회의 성공적 개최와 올림픽정신 구현을 위한 국회 특별 결의안 채택의 건’만큼은 이견 없이 처리했다. 권성동 법사위원장의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외압 의혹’에 따른 법사위 파행과 이에 반발한 한국당의 상임위 법안심사 보이콧이 이어지던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2월 5일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 원내대표 회동에서 합의한 대로 평창올림픽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정치권은 남북정상회담 결의안조차 채택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서로 네 탓 공방만 벌이는 모습이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서 “7000만 온 겨레가 평화와 번영을 향해 힘차게 발을 내딛는 지금 이 순간에도 오직 국회만 한국당발 정쟁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어 참으로 안타깝다”며 “제1야당 원내대표라는 분이 이처럼 너무 터무니없는 정치를 벌이고 있어 국회는 멈춰 있고 국민의 걱정은 높아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역시 이 자리에서 “한국당의 정쟁 자제 공언은 단 하루 만에 부도수표였음이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반면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확대원내대책회의에서 “애초부터 국민 개헌은 뒷전이고 오직 지방선거 패키지 개헌에만 매달려온 민주당이 어제부터는 노골적으로 개헌비관론을 설파하고 있다”며 “민주당을 제외한 야4당이 여전히 개헌논의를 이어가자고 하는 판에 민주당만 혼자서 6.13지방선거에 개헌 장사를 하지 못하게 되었다고 해서 국회 국민개헌 논의를 훼방질하는 작태는 국민적 분노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동철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원내정책회의에서 “민주당은 드루킹 사건을 파헤쳐보겠다고 당내에 진상조사단까지 설치하며 법석을 떨었지만, 지금까지 열흘 동안 달랑 회의 한번 하는데 그쳤다”고 날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