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미국 2위 자동차업체인 포드가 지난 28년간 근속했던 `뼛속까지 포드맨` 마크 필즈 최고경영자(CEO)를 내쳤다. 그 후임으로 내정된 제임스 해켓은 소위 혁신 전도사, 기업 재건의 달인으로 통하는 인물이다. 제너럴모터스(GM) 등 기존 경쟁사는 물론 테슬라 등 신흥 강자들에 맞서 수익성을 회복하고 미래 먹거리를 찾아내야 하는 무거운 숙제를 풀 수 있을지 주목된다.
포드는 22일(현지시간) 최근 3년간 CEO를 맡았던 필즈가 회사를 떠나면서 후임으로 해켓 이사를 임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필즈 CEO는 10여년전부터 포드 북미사업부 대표를 맡아 회사 턴어라운드를 이끌어왔고 그 공로로 본사 총괄 CEO에 취임했지만 이후 실적 부진과 함께 3년간 주가가 40% 가까이 급락하는 등 어려움을 겪어왔다. 지난주 연 30억달러에 이르는 비용 절감 차원에서 전세계 직원수를 10% 가량 줄이는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던 포드는 올해로 56세가 되는 필즈 CEO를 은퇴시키는 쪽으로 결정 내렸다.
새로 회사를 이끌게 된 해켓은 지난 2013년 포드 이사회에 이사로 합류했다. 지난해부터 포드 자회사인 포드 스마트 모빌리티 대표를 맡아왔다. 이 회사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미래형 스마트자동차와 자율주행차 등 모빌리티(이동성) 분야의 디자인과 연구개발, 투자를 전담한다. 미국 자동차시장 성장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아직 새로운 수익원을 찾지 못하고 있는 포드는 최근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차를 비롯해 미래형 자동차 기술 개발과 스타트업 인수에 호주머니를 열 준비를 하고 있지만 경쟁사들에 비해 한참 늦은 편이다.
이날 창업자 헨리 포드의 증손자인 빌 포드 주니어 회장은 해켓 CEO를 “혁신을 위한 촉매제”라고 표현한 뒤 “우리에겐 속도감 있는 결정이 필요하며 부진한 사업을 다룰 과감한 행동과 성과 좋은 사업에 대한 진정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기존 자동차와 트럭 생산에서 3D 프린터로 제작하는 부품 등을 포함하는 새로운 형태의 제조업으로 변화하는 업계의 최근 추세에 적극 대응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런 점에서 이사회에서도 분명한 의사소통과 과감한 결단을 내리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던 해켓은 적임자로 꼽힌다. 특히 그는 혁신과 기업 재건의 대명사다. 사무용 가구업체인 스틸케이스 CEO를 맡아 대대적인 구조조정으로 비용 절감을 달성한 뒤 지난 1996년 실리콘밸리 디자인 이노베이션 기업 아이데오(IDEO)를 인수하면서 오래된 가구회사에 혁신 마인드를 심었다. 아울러 지난 2015년에는 미시건대 체육담당 이사대행으로 풋볼팀을 맡아 감독과 선수 교체 등으로 성적을 향상시키는 성과를 보였다.
이처럼 대대적 비용 절감과 기술적 혁신과의 결합이 해켓 CEO 내정자가 그리는 포드의 미래일 수 있다. 실제 그는 지난해 한 언론 인터뷰에서 기존의 자동차 생산 방식은 자본이 많이 들고 이윤이 작다고 비판했다. 그는 소위 모빌리티 서비스에서는 제대로 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와 설계자들을 고용할 경우 긍극적으로 마진을 늘릴 수 있다고 자신했다. 또 “시장데이터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소비자들의 니즈를 제 때 파악해 자동차 재고를 줄이는 방안도 강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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