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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 성소수자協, "현수막 도난, 혐오범죄 의심"…수사 의뢰

김보영 기자I 2017.03.06 18:40:54

교내 현수막 무단 철거 잇달아…경찰에 진정 접수
협의회, "직접 폭력으로 번질 우려"

서강대 성소수자협의회가 지난달 15일 교내에 설치한 성소수자협의회 홍보 현수막. (사진=서강대 성소수자협의회)
[이데일리 김보영 이슬기 기자] 서강대 성소수자협의회는 이 단체를 홍보하는 내용을 담은 교내 현수막이 도난당한 사건과 관련, 경찰에 정식수사를 의뢰했다.

서강대 성소수자협의회는 “서울 마포경찰서에 현수막 도난 사건의 범인이 누군지 수사해 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했다”고 6일 밝혔다.

협의회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15일 협의회 소개 및 사이트의 주소가 적힌 현수막 2개를 각각 교내 베르크만스 우정원과 정문 사이 경사로와 교내 떼이야르관 앞 경사로에 부착했다. 그러다 지난 21일 신원 미상자에 의해 우정원 근처에 부착돼 있던 현수막 1개가 철거됐고 27일 오후에는 떼이야르관 인근에 설치돼 있던 나머지 1개도 사라졌다.

협의회 관계자는 “학교 측은 현수막을 철거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고 교내 환경미화원들도 현수막에 손을 댄 적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다른 교내 동아리 현수막들은 철거되지 않은 점으로 봐서 성소수자협의회를 노린 누군가가 무단 철거했을 것으로 짐작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번 사건은 성소수자 혐오의 연장으로 교내 성소수자 집단에 불안감을 조장할 수 있는 폭력행위”라며 “강력한 처벌이 없다면 성소수자 집단에 대한 직접적 폭력으로도 발전할 수 있다고 여겨 진정서를 접수했다”고 덧붙였다.

경찰 측은 “강력계에서 이 사건을 수사할 예정으로 용의자가 특정되는 대로 협의회 측은(그 용의자를 대상으로)고소를 진행할 방침이다”고 전했다.

한편 서강대에서는 지난해 2월 말에도 모 교수가 ‘성소수자 신입생을 환영한다’는 취지의 현수막을 칼로 찢어 쓰레기통에 버린 사건이 발생했었다.

학교 총학생회 등이 해당 교수를 재물손괴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지만 ‘범죄 전력이 없고 해당 사건에 대한 사과문을 학생 쪽에 전달했다’는 이유 등으로 검찰에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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