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은행서 퇴짜 맞고 회사로…“5000만원이라도 빌려줘”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장영은 기자I 2026.08.13 10:59:56
ai번역
  • 영어

Google 검색에서 이데일리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정부, 대출 옥죄기에 한은 사내대출 수요 급증
1인당 한도 5000만원으로 적은편이지만 "이게 어디냐"
은행들 대출규제 한도보다 낮은 한도액 자체 설정
사내대출 복지 없는 중소·영세 근로자 등 실수요자들 '아우성'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정부의 대출 옥죄기 기조 하에 주택 관련은 물론, 개인들이 대출을 받기가 ‘하늘의 별따기’ 수준으로 어려워지면서 사내대출에 눈을 돌리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강도 높은 대출 규제를 시행하자 이미 시중은행은 연간 대출 한도에 도달한데다 자체적으로 정부 규제보다 더 낮은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를 설정한 곳도 있어서다.

서울 시내 시중은행을 찾은 시민이 창구에서 상담 받는 모습. (사진= 연합뉴스)
서울 시내 시중은행을 찾은 시민이 창구에서 상담 받는 모습. (사진= 연합뉴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사내 주택자금대출(주택대출) 신규 이용 금액은 15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신규 주택대출 금액인 14억 5000만원을 이미 넘어섰다.

한은의 주택대출 제도는 집을 새로 사거나 전세를 들어가는 직원에게 1인당 총 한도 5000만원으로 대출해 주는 직원 복지제도다. 대출 금리는 은행연합회 공시 은행별 주담대 금리를 기준으로 적용하며, 올해 상반기 적용된 주택자금대출 금리는 연 3.5%였다. 하반기 적용금리는 3.9%다.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 상한이 8%에 육박한 점을 고려하면 대출금리 면에서도 유리하지만, 최근 사내 대출이 급증한 가장 큰 원인은 대출 자체가 힘든 상황과 맞닿아 있다.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로 시중은행의 대출 문턱이 턱없이 높아지면서 은행 창구 ‘오픈런’(문을 열기 전에 기다리는 것)에도 대출을 받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한 40대 한은 직원은 “사내 대출 혜택이 있다는 것이 좋지만 한도 금액이 적어 (대출 금리나 한도 등) 상황이 좋을 때는 안 받는 경우도 많았는데 최근엔 주변에도 많이 고려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또 다른 30대 한은 직원은 “동료들을 보면 아무래도 집을 살 때는 ‘영영끌’을 해야 하다보니 받을 수 있는 모든 대출을 다 동원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영끌’은 한계까지 대출을 받는다는 의미로 ‘영혼까지 끌어쓴다’를 줄인말인데, 영끌을 더 강조하기 위해 영영끌이라는 용어까지 등장한 것이다.

특히 사내 주택대출 제도를 이용하는 이들이 실수요자라는 점은 현 상황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은은 주택대출 시 주택 구입, 임차 관련 서류를 제출해 증빙하도록 꼼꼼한 심사를 거치고 있다. 비슷한 제도가 있는 공공기관과 사기업 역시 마찬가지다. 이같은 복지 제도를 운영할 여력이 없는 중소·영세 기업에 다니는 이들에게는 현재의 대출 절벽은 더 고통스러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삼성전자는 최근 무주택 임직원에게 최대 5억원 연 1.5%의 금리로 빌려주는 사내 주거안정 대출의 대상 주택을 25억원 이하로 제한하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대출 규제 강화와 사내대출 제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파격적인 복지 혜택이 자칫 수도권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