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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와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21일 하노이 현지에서 만나 정상회담 의제 조율에 나섰다. 김 대표와 비건 대표는 이미 평양에서 첫인사를 나눴던 바 있던 만큼 본격적인 협상에 곧바로 착수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 대표와 비건 대표의 의제 실무협상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만나기 직전까지도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앞서 지난해 6월 싱가포르 1차 정상회담 당시에도 성김 주 필리핀 미국 대사와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정상회담 당일 새벽까지도 실무협상을 열었다.
관건은 싱가포르 선언에서 합의한 4개항의 진척된 이행 방안을 도출할 수 있는지 여부다. 싱가포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북미 관계개선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 비핵화 △유해 발굴 등에 합의했다. 이번 회담에서는 완전한 비핵화와, 북미관계 개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대북 제재 완화 등이 테이블에 오를 예정이다.
아울러 지난해 실행을 목표로 했던 종전선언이나 연락사무소 개설 등 구체적인 안이 ‘하노이 선언’에 담길지도 관심사다. 북측에서는 북핵과 탄도미사일, 핵시설 폐기와 이를 수행할 구체적 시간표를 제시할 수 있을지에도 시선이 쏠린다.
하노이에서 북미간 기싸움이 치열한 가운데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한국 방문을 예고하면서 한미간 공조 체제도 가동될 전망이다. 더욱이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북미 정상회담의 상응조치 카드로 ‘남북 경협’을 제안하면서 볼턴 보좌관의 방한에 관심이 집중된다.
북한이 전향적으로 비핵화에 나선다고 하더라도 현재로서는 미 의회의 동의 없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에 제공할 수 있는 제재 완화가 많지 않다.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남북 경협 가능성을 제시한 것은 미국에 보다 많은 협상 카드를 쥐어주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볼턴 보좌관이 이와 관련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볼턴 보좌관은 대표적 대북 강경파로 오랫동안 북핵 문제를 다뤄 경험이 풍부하다. 지난해 6월 싱가포르 정상회담 때도 배석해 북미 협상 결과를 지근거리에서 관찰했다. 정부 당국자는 “볼턴 보좌관이 청와대와 협의를 마친 뒤 하노이로 넘어가서 협의 내용을 공유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