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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쓰비시는 이날 중국에 마지막 남은 합작법인 ‘선양항천미쓰비시자동차엔진제조유한공사’ 지분을 전량 정리하고 경영에서 완전 철수한다고 발표했다.
미쓰비시뿐 아니라 기존 일본계 주주들도 모두 철수했고, 해당 합작회사는 지난 2일 이미 ‘선양국경동력과기유한공사’로 사명을 변경했다. 대주주에는 중국 현지 자본인 ‘베이징사이추커지’가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이에 따라 미쓰비시는 중국 내 완성차 생산·판매에 이어, 엔진 및 부품 사업까지 사실상 모든 부문 종료하게 됐다. 이는 일본계 완성차 브랜드 중 최초로 ‘탈중국’을 실현한 것으로, 최근 몇 년간 이어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지각변동과 관련해 상징적 사건으로 평가된다.
30년 전만 해도 미쓰비시는 중국 내 합작법인을 통한 엔진 기술 수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상용차 수입 등을 기반으로 중국 완성차 시장에서 30%의 엔진 점유율을 자랑했다. 1990년대 초~2000년대에는 파제로·V33 등 SUV와 공무 차량으로 각광을 받았고, 2018년까지는 광저우자동차와의 합작 생산업체인 ‘광치미쓰비시’가 연간 14만대를 판매하기도 했다. 최전성기에는 공장 투자에만 50억위안을 투입했고, 임직원도 4000명에 달했다.
하지만 2019년 르노-닛산-미쓰비시 연합의 내분을 시작으로, 코로나19 팬데믹 및 2020년 이후 전기자동차로의 대전환, 느린 신차 개발, 주요 모델 노후화, 과열 경쟁에 따른 중국 내수 판매 부진 등으로 퇴출 수순을 밟았다. 2022년 공장 가동률은 16%에 불과했고, 2023년에는 생산까지 중단됐다.
결국 지난해 7월 미쓰비시 창사공장은 광저우자동차 전기차 브랜드인 ‘광치아이안’에 매각됐다. 이후 삼십여개 계열사, 미쓰비시 자동차 판매망도 현지업체 혹은 전기차 중심으로 구조 재편이 이뤄졌다.
미쓰비시는 이번 결정에 대해 “중국 자동차 산업이 전례 없는 속도로 전기차로 전환하는 상황에서, 기존 내연기관 및 합작 중심 전략으로는 더이상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했다”며 “사업 포트폴리오와 성장 가능성이 남아있는 동남아시아 시장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한 업계 전문가는 “미쓰비시의 철수는 단순히 한 기업의 퇴장이 아니라, 잉ㄹ본계 브랜드가 중국 내 전기차·스마트카 주도 경쟁에서 서서히 밀려나는 신호탄”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중국 현지 브랜드가 빠르게 점유율을 확장하며 닛산·혼다 등 다른 일본 브랜드들 역시 생산 축소와 인력 조정에 나선 상황이다.
현지 매체들은 “전기차로의 전환 대응 실패, 신차의 부재, 부실한 합작사, 시장 트렌드 오판 등이 복합적으로 발목을 잡으며 미쓰비시가 중국에서의 40년 장정을 완전히 마무리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