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가정용 가스기기 창업주 차남, 60억대 불법 대출 혐의 실형

서울서부지법 전경.(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김보영 기자] 공사대금을 부풀린 가짜 공사도급계약서를 이용해 은행으로부터 수십 억원의 불법 대출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국내 가정용 가스기기 생산보급업체 전 대표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재판장 김양섭)는 13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상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사 전 대표 강모(54)씨에게 징역 2년 6월을 선고했다. 강씨는 국내를 대표하는 또 다른 가정용 가스기기 생산업체 B사 창업주의 차남이다.

지난 2013년 인천에 생산 공장을 신축한 뒤 자금난을 겪던 강씨는 같은해 7월부터 11월까지 공사도급계약서를 가짜로 꾸며 공사대금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은행으로부터 67억여원 규모의 불법 대출을 받은 혐의(특경가법상 사기)로 기소됐다.

또 같은 기간 지인에게 빌린 돈 수십 억원 가량을 유상 증자를 한 것처럼 꾸미는 ‘허위 금액 가장납입’ 수법을 이용, 상업등기 전산정보시스템에 회사의 발행 주식을 허위 기재한 혐의(상법 위반)도 있다.

재판부는 “강씨가 운영하던 회사의 신용 등급이 낮지 않고 대출금 채무에 대해 직접 연대 보증을 한 점, 실제 10억원 정도는 유상 증자가 된 점 등을 고려할 때 실제 불법 대출 규모는 21억원 정도”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20억원 규모의 불법 대출 사건에 특경가법상 사기 혐의를 인정한 판례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혐의 자체는 유죄”라며 “범행을 인정하고 있고 이자액 4억 6000만원을 납부하는 등 피해 변상이 일부 이뤄진 점을 감안했다”고 양형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