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서 나이스그룹은 2023년부터 토큰증권 평가시장을 준비해왔다. 나이스피앤아이는 나이스신용평가와 감정평가·회계·법무법인 등이 참여하는 토큰증권평가협의회를 출범하고 기초자산별 평가방법과 데이터 표준을 마련하는 작업을 추진해 왔다. 지난해에는 코스콤과 손잡고 토큰증권 공동발행 플랫폼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가치평가와 가격정보 사업에 활용하는 방안도 모색했다.
한국신용평가 역시 지난달 신용평가업계 최초로 디지털 금융 전담 조직인 '디지털 파이낸스 TFT'를 신설했다. 토큰증권과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채권의 위험을 분석하고 이를 신용평가에 반영할 방법론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이 외에도 한국기업평가도 지난 2023년부터 투게더아트와 미술품 투자계약증권 가치평가 모델을 개발하는 등 토큰증권 기초자산 관련 평가모델을 준비해왔다.
평가업계가 관련 사업에 적극 나서는 것은 최근 토큰증권을 정식으로 발행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분산원장을 전자등록계좌부로 인정하는 전자증권법 개정 조항은 오는 2027년 2월 4일 시행된다. 개정법이 시행되면 일정한 요건을 갖춘 분산원장에 증권을 등록해 발행·관리할 수 있게 되면서 발행 자산의 가치와 상품 구조를 검증하려는 수요도 커질 전망이다.
토큰증권은 별도의 새로운 자산군이 아니라 채무증권과 지분증권, 수익증권, 투자계약증권 등 자본시장법상 증권을 분산원장 기술로 발행한 형태다. 이에 따라 같은 토큰증권이라도 투자자가 자산 매각에 따른 수익을 나눠 받는지, 발행사로부터 원금과 이자를 받는지에 따라 평가 대상과 방식이 달라진다.
금융위원회도 지난 5월 토큰증권 협의체에서 조각투자 증권의 주요 요건으로 기초자산의 객관적인 가치평가 가능성을 제시했다. 기초자산과 사업구조에 따른 위험을 관리하고 투자 판단에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공시해야 한다는 원칙도 밝혔다. 같은 종류의 기초자산을 하나의 상품에 묶는 '풀링'을 어느 범위까지 허용할지도 검토하고 있어 자산별 평가 기준 마련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조각투자 상품 평가의 초점은 상품 구조에 따라 갈린다. 미술품과 음원, 콘텐츠 등 비정형 자산을 활용한 조각투자는 기초자산의 적정가치를 따지는 가치평가가 중심이다. 투자자가 원리금 대신 자산 매각이나 사업 성과에 따른 수익을 나눠 받는 만큼 과거 거래가격과 수익 실적, 권리관계, 향후 처분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다만 시장가격을 확인하기 어려운 자산이 많아 평가기관마다 결과가 달라지지 않도록 기준을 표준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반면 회사채를 토큰화한 디지털채권은 발행기업의 원리금 상환 능력을 보는 신용평가가 핵심이다. 부동산 대출채권이나 매출채권을 묶은 유동화형 토큰증권은 기초자산의 현금흐름과 연체 가능성, 특수목적법인(SPC)의 도산절연, 자산관리자의 회수 능력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 여기에 스마트계약 오류와 분산원장 장애, 수탁기관·플랫폼 사업자의 업무 지속성 등 디지털 인프라 위험도 추가된다.
평가사들 입장에서도 새로운 평가 대상이 생긴 만큼 초기 시장을 선점할 필요가 있다. 다만 토큰증권 평가가 단기간에 회사채 평가를 대신할 정도의 수익원으로 성장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실제 발행 물량이 아직 많지 않은 데다 소액 상품이 주를 이룰 경우 평가사들이 건당 수수료를 높게 책정하기도 쉽지 않아서다.
또 토큰증권이라고 해서 모두 외부 평가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회사채나 자산유동화증권(ABS)을 토큰으로 발행하면 기존 회사채·ABS에 적용되던 신용평가와 공시 규정을 그대로 적용받는다. 반면 미술품이나 음원 등을 기초자산으로 한 투자계약증권과 신탁수익증권은 현재도 증권신고서 심사 과정에서 외부 가치평가 자료가 활용되고 있지만, 내년 시행되는 제도에서 이를 어디까지 의무화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특히 신탁수익증권은 자산의 가치평가만으로 상품을 발행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기초자산을 신탁재산으로 안전하게 분리하고, 수탁기관에 문제가 생겼을 때 투자자 권리를 보호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도 함께 정비돼야 실제 발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
조각투자 업계 관계자는 "평가사들이 STO 시장에 들어오는 것은 반가운 신호"라며 "기초자산 가치를 부풀리거나 발행사와 투자자 간 정보 비대칭이 생기는 것을 막아야 시장 신뢰가 쌓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STO 업계 관계자는"무형자산이나 수익 구조가 복잡한 비정형 자산은 기존 신용평가 방법론과 성격이 달라 자산 특성에 맞는 평가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신탁 구조로 발행하는 자산은 관련 법 정비도 함께 이뤄져야 실제 상품 출시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08/PS26080400964.1000x.8.jpg)


![[그해오늘] 황정민 나와!...라디오 생방중 '와장창', 무슨 일?](https://image.edaily.co.kr/images/vision/files/NP/S/2026/08/PS26080500003t.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