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최악 폭염에 농수산물 피해 눈덩이…추석 밥상물가 '위협'

김형욱 기자I 2018.08.13 17:49:11

채소·과일에 해산물까지…무·배추·건고추 평년 2배
여의도 2.8배 농작물 고사…폐사 가축도 544만마리
이개호 "열흘 더 지속땐 더 큰 피해…특단 조치해야"

이개호(왼쪽 두 번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취임 첫날인 10일 경남 거창군 폭염 피해 농가를 찾아 피해 상황을 살피고 있다. (사진=농식품부)


[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지난달부터 지속된 최악의 폭염에 농수산물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다음달로 다가온 추석 밥상물가를 위협할 것이란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1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집계한 무(개당 2144원), 배추(개당 4336원) 도매가격은 평년보다 각각 23.3%, 65.1% 높다. 김장김치 재료인 건고추(화건)도 평년의 1.7배, 양배추, 시금치, 감자는 평년의 두 배 전후다. 과일 또한 최근 가격이 큰 폭 올랐다. 수박은 도매가격이 개당(8㎏ 기준) 2만7437원으로 3만원에 육박하고 지금껏 큰 영향을 받지 않았던 포도나 사과, 배 등도 13일 들어 평년보다 20~70%씩 높은 가격에 거래되기 시작했다.

수산물도 폭염 피해에서 자유롭지 않다. 8월 첫째 주(7월30일~8월4일) 노량진수산시장 입하 수산물 가격은 일제히 올랐다. 자연산 민어 경락가격이 1㎏당 4만7000원으로 1년 전보다 60%, 지난해 평균보다 40% 올랐고 참돔, 광어, 고등어, 오징어 등 대부분 품목의 가격이 1년 전보다 10~50%씩 올랐다. 해수온이 오르면서 출하량이 줄어든 여파다. 이 기간 노량진수산시장 입하량은 1년 전보다 30% 줄었다.

폭염 피해는 계속 누적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13일 오전 9시까지 집계한 폭염 피해규모는 여의도의 2.8배인 2335㏊로 과수·채소밭 등이 일소(햇볕데임) 혹은 고사 피해를 입었다. 축산물 가격은 아직 직접 영향이 크지 않지만 체온 조절이 어려운 닭을 중심으로 543만9000마리가 폐사했다.

농가 피해와 그에 따른 가격 상승 압력은 앞으로 더 커질 수 있다. 폭염이 당분간 더 이어질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이대로면 면 9월 말 추석 밥상물가에도 적잖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기상청은 26일까지 전국이 33도 안팎의 무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중기 예보했다. 일각에서 태풍 ‘야기’가 폭염을 해소해 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이날 중국 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농식품부는 추석 물가 안정을 위해 정부가 비축하던 배추를 하루 100t 가량 방출하기 시작했다. 가락시장 등에 하루 500t 정도 출하돼야 수급 안정화와 적정가격 유지가 가능한데 현재는 400t에 못 미친다. 수급 상황에 따라 추가적인 대책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이개호 농식품부 장관은 “폭염이 10일 이상 더 이어진다면 피해는 훨씬 커질 것”이라며 “추가적인 특단 조치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