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감원 재취업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9년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은 “공무원과 비교해도 지나치게 엄격하다”면서 기준 완화에 힘을 실었다. 이에 맞춰 금감원 노조는 4급 이상 직원의 퇴직 후 재취업을 제한하는 법 조항이 부당하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4급이면 입사 5년 ‘저연차’
금감원에 유독 가혹하다는 얘기가 나오는 건 4급이 입사 5년에 해당하는 저연차 직원이어서다. 금감원에서는 4급(선임조사역)으로 승진한 후 약 15년을 거쳐야 3급으로 올라갈 수 있다. 지난해 임원을 제외한 금감원 직원 1967명 중 4급 이상은 80%인 1505명에 달했다. 이 원장이 국감에서 “4급 이상이면 직원의 80%에 해당한다”며 “직업 선택의 자유를 해소해줄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토로한 것도 충분히 꺼낼만 했다는 평가다.
그러는 사이 재취업 제한 대상 기관은 2020년 1만7292개에서 올해 2만6285개로 늘었다. 입사 5년부터 취업심사 대상이며 금융을 포함한 재취업 제한 대상 기관이 급증한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이직은 불가하다는 해석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변호사나 회계사처럼 자격증이 있는 직원들은 로펌 등으로 옮기면 그만이지만 일반 직원들은 발이 묶이는 것”이라면서 “금융위나 금감원에서도 가장 잘 이직하는 직원들을 보면 확률상 변호사가 많았다”고 말했다.
대신 고위직 취업심사 기준을 강화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금융권 사정에 밝은 한 로펌 관계자는 “많은 직무를 경험한 고위직이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을 주의해야 하는 것이지 5~6년차 직원들까지 제재하는 것은 과한 처사”라면서 “최근 재취업 추세를 보면 퇴사 전 업무가 일부 겹치더라도 영향력보다는 전문성에 방점을 두고 취업승인을 하는 경우가 다수”라고 말했다.
영향력보단 전문성 더 따져야
최근 취업제한을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보다 직무·직급에 따라 정교하게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달 초에는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감사원 출신 고위직의 취업 불승인을 결정했는데, 이 결과가 부적절하다는 중앙행정심판위원회의 판단이 나오기도 했다.
이 원장의 제안에 대해 유동수 정무위원장이 “현황을 파악해 알려달라”고 얘기한 점도 긍정적인 대목으로 해석되고 있다. 1~2년 사이 발의된 공직자윤리법 일부개정법률안에서도 고위 공직자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자는 건이 대부분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블라인드나 사내 익명게시판에서 해당 발언이 화제가 되고 있다”면서 “취업 제한이 완화되면 내부 인사 적체 문제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