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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LPG 공급업체인 SK가스(018670)는 전거래일대비 0.33% 내린 9만1900원에 거래를 끝냈다. 이 업체 주가는 지난 1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액화석유가스의 안전관리 및 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의결한 이후 급등했다. 지난 13일에는 종가 기준 전일대비 7.05% 오른 9만4100원에 거래를 끝냈다. 하지만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했고 최근까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E1(017940)도 전일대비 0.46% 오른 6만5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업체 주가도 지난 13일 기준 전일대비 15.86%나 치솟았다가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LPG 차량 부품회사 모토닉(009680)은 1.12%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들 업체 주가는 정부의 LPG 규제 완화 결정 후 반짝 상승효과를 누렸지만, 이내 하락세로 돌아섰다.
시장에서는 LPG 차량에 대한 부담감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본적으로 LPG 차량은 연료 효율성이 떨어지는 등 내연기관 차종에 비해서 연료시스템이 좋지 않다”며 “자동차 회사에서도 연구·개발을 많이 하는 것도 아니고, 기술적으로 계속 발전이 되고 있는 계통의 차량이 아니라는 점도 주가에 반영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자동차 생산 업체 입장에서는 생산라인을 재정비해야 하는 부담도 있다는 분석이다. 권순우 SK증권 연구원은 “충전소는 기존에 인프라가 형성돼 있어서 상관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생산라인 조정 등 공정상의 제약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자들은 세수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연구원은 “LPG 차량은 연비가 좋지 않아도 세금을 적게 내는 영향에 가격 경쟁력이 있었다”며 “하지만 정부가 2000년대 초 LPG에 대한 세금 감면으로 차가 많이 팔려 세수가 감소하자 LPG 가격을 올린 적이 있는데, 이번에도 과거와 같이 연료비 인상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심리가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책으로 LPG 차량 공급이 늘어나겠지만 공급 속도는 더딜 수 있다고 내다봤다. 권 연구원은 “일반 차량보다 승차감 등이 떨어지는 불확실성이 있다 보니 수요 확대 속도는 생각보다 느릴 수 있다”며 “시장 반응을 살펴본 후 타려는 수요가 더 많을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과도기적 단계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LPG 공급 업체나 차량 관련 부품사들의 수혜가 예상되지만, 판매 부진의 역풍을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국내 자동차 부품사 중에서는 모토닉이나 LPI 엔진(LPG 차량에 사용되는 엔진)을 만드는 업체, 연료를 공급하는 SK가스 등이 수혜주로 부각되고 있다.
이 연구원은 “과거에는 규제가 풀리면서 100만대, 200만대씩 성장한 경험이 있지만, 이번에는 예전만큼 시장이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또 연료업체들도 차량용 LPG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기 때문에 전체 이익 증가에는 제한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