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이 장바구니를 대신하면서 오프라인 유통망 고정비용이 고스란히 발등을 찍는 분위기다. 온라인 경쟁력 강화에 창고형 할인점 확대 등을 대안으로 꺼냈지만 기존 온라인 식료품 업체의 도전이 만만치 않아 실적 악화의 그늘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마트(139480)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0.28%(500원) 하락한 17만80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마트는 지난달 15일 장중 20만3500원을 기록한 이후 한 달여 만에 주가가 12.5%나 빠졌다.
공교롭게도 밸런타인 데이(14일) 발표한 4분기(10~12월) 실적에 쓴맛을 봤다. 이마트의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6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9% 감소했다. 매출액은 4조2260억원으로 7.2% 늘었지만 당기순이익은 647억원으로 27.8% 줄었다. 할인점(이마트) 이익 감소에다 편의점·호텔까지 적자를 기록하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롯데쇼핑(023530)도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902억8000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4.6% 감소했다. 국내 마트 부문이 순매출 1조176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5% 감소했고 영업순손실이 80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오프라인 대형마트의 부진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며 “추석·연말 등 성수기에 수요가 부진하자 상품할인율을 높이면서 매출 총이익률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온라인 쇼핑 비중 확대도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국내 1인 가구(2017년 기준)는 562만 가구로 전체 28.6%를 차지했다. 10가구 가운데 3가구가 1인 가구라는 얘기다. 오는 2035년이면 1인 가구가 815만 가구까지 늘어날 것으로 통계청은 전망하고 있다.
마트업계는 온라인 강화와 창고형 할인점으로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이마트는 내달 신설 예정인 온라인 통합법인이 출범하면 온라인 총매출이 지난해보다 30% 가량 증가한 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창고형 할인마트인 트레이더스도 ‘제2의 이마트’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올해 서울 월계, 부천 옥길, 부산 명지 3개 신규 점포 출점을 통해 성장에 매진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롯데쇼핑도 마트 내 비효율 상품군을 축소하는 등 효율화 작업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나섰다.
관건은 자금력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온라인 시장에서 입지를 넓힐 수 있느냐에 쏠린다. 최근 온라인 시장에서 배송 등의 서비스가 강조되는데다 쿠팡이나 마켓컬리, 배민찬 등 기존 온라인 업체들이 쌓은 노하우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지영 연구원은 “온라인 마켓과의 경쟁 심화가 생각보다 오래 이어질 것”이라며 “구도에서 확실한 선점에 실패한다면 올해 실적 개선도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온라인 업체들의 도전과 각종 규제, 인건비 상승은 부담”이라면서도 “이마트의 온라인 채널은 아직 투자기이기 때문에 중장기 관점에서 투자해볼 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