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사이클, 호황기 강점이 불황기 약점으로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X인베는 지난 2022년 엠캐피탈(현 MG캐피탈)과 컨소시엄을 꾸려 에스에스피 지분 100%를 약 1800억원에 인수했다. MG새마을금고가 주요 출자자(LP)로 참여한 1912억원 규모 프로젝트펀드였다. 지난달 31일 또다른 PE인 케이스톤파트너스에 지분 전량을 넘기며 거래를 종결했다. 매각가는 3600억원이다. 보유기간 중 받은 배당 570억2000만원을 더한 총 회수액은 4170억원으로 원금의 2.3배다.
에스에스피(SSP)는 1996년 설립돼 인천 연수구에 공장을 둔 비상장 장비사다. 반도체 패키지에 미세 솔더볼을 붙이는 볼마운트 장비가 주력으로, 이 공정을 채택한 주요 반도체 기업 상당수가 이 회사 장비를 쓴다. 전자파 차폐 장비와 테스트 핸들러도 만든다. 매출은 대부분 해외에서 나온다. 회계상 국내 매출로 잡히는 물량도 상당수는 국내 법인을 거쳐 해외로 나가는 구조다.
전형적인 강소기업인 에스에스피는 LX인베가 인수하자마자 위기에 봉착했다. 인수 직후 반도체 사이클 끝에 접어들면서 전방 반도체 기업들이 신규 라인 투자를 일제히 중단했고, 후공정 장비 발주가 끊겼다. 실제 2022년 597억2000만원이던 매출은 이듬해 361억6000만원으로 39.5% 줄었다.
호황기 때는 회사의 장점 중 하나였던 매출이 글로벌 상위 외주반도체패키지테스트(OSAT) 업체 몇 곳에 몰려 있던 구조가 호황이 끝나자 최대 약점이 된 것이다. 무엇보다 최대 고객 중 하나인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의 업황이 악화한 게 치명타였다. 잘 팔리는 장비를 바탕으로 주문이 들어오기만을 기다리는 인바운드 영업에 기대온 것도 이 시기 약점이 됐다. 영업 인력은 각자의 노하우로 움직였고 거래처를 새로 만드는 조직적 절차는 없었다.
이미 준비한 답…기다리던 영업, 찾아가는 영업으로
|
주 대표 선임 이후 영업 방식은 목표 고객사를 정해 전사가 달라붙는 아웃바운드로 바뀌었다. 주 대표와 영업 조직이 직접 고객사를 찾아다니며 거래처를 뚫었다. LX인베가 인수 전부터 합을 맞춘 PMI 컨설턴트인 한영 파르테논(EY Parthenon)이 인수 직후 3개월간 회사에 상주하며 영업 관리 체계를 잡는 작업을 거들었다. 제품군도 볼마운트 단일 품목에서 레이저 리플로우 등 전후 공정 장비로 넓혔다. 기존 대형 고객과는 연구개발 협업을 유지하면서 유럽 및 글로벌 기업들로 확대했다. 반도체 생산을 선언한 테슬라와 협업을 유지하면서 연구개발(R&D)에도 힘을 쏟은 게 대표적이다.
반면 단기적인 성과를 위해 매출단가를 건드리는 선택은 하지 않았다. 매출이 39% 빠진 2023년 매출원가율은 50.5%에서 47.1%로 오히려 3.4%포인트 개선됐다. 값을 깎아 물량을 확보했다면 나오기 어려운 수치다. 원가를 지킨 배경에는 장비 제작에 쓰는 툴을 외부 조달에서 자체 제작으로 돌린 작업이 있었다. 그러면서도 영업이익률은 32.6%로 전년(34.3%)보다 1.7%포인트 내려가는 데 그쳤다. 반도체 회사들이 전방위적인 어려움에 처했던 걸 감안하면 구조 개선을 하면서도 선방했다는 게 업계 평가다.
이후 실적은 계단을 밟으며 성장했다. 2024년 매출 408억6000만원·영업이익 128억5000만원으로 바닥을 지난 뒤, 지난해 매출 565억7000만원·영업이익 203억1000만원을 기록했다. 1년 새 매출은 38.4%, 영업이익은 58.1%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2023년 32.6%, 2024년 31.5%를 거쳐 지난해 35.9%로 올라섰다. 인수 직전인 2022년(34.3%)을 넘어선 보유기간 중 최고치다. 매출 자체는 2022년(597억2000만원) 수준을 아직 밑돌지만, 영업이익은 그해(204억8000만원)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무엇보다 올해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 매출과 나란히 한 걸로 알려져, 체질 개선은 확실히 이뤘다는 평가다.
LX인베의 이번 딜 클로징은 반도체 호황이 끝나며 찾아온 부진의 원인을 선제적으로 진단하고, 그 처방을 흔들림 없이 밀어붙여 기업가치를 끌어올린 결과다.
![[본 이미지는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되었습니다.]](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08/PS26081200974.1280x.0.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