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6자회담 언급에 외교부 “톱다운 방식 필수적”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러시아측에서 북한과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핵 6자회담을 띄우고 나섰으나 우리 정부는 기존 당사국간 ‘톱 다운(top-down)’ 방식을 지지하는 입장인 것으로 파악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25일 기자들과 만나 6자회담의 효용성을 묻는 질문에 “현재 톱 다운 방식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필수적”이라고 우회적으로 답했다.

북핵 6자회담은 남·북·미·중·러·일 등 6개국의 차관 또는 차관보급 수석대표가 참여하는 다자 협상틀로, 2003년 시작돼 2008년 12월 회의를 마지막으로 중단됐다.

현재도 북핵 수석대표간 양자 및 다자 협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과거 6자회담 틀의 회의는 열리지 않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가 톱 다운 방식을 거듭 강조한 것은 현 정부들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주 매커니즘인 남·북·미 정상간 협의와 담판이 유효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이 24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6자 회담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문제 해결이란 목적을 위해 만들어진 국제적 메커니즘”이라면서 “현 수준에서 이것보다 효과적인 건 없다. 그것이 우리가 이 메커니즘을 완전히 무시할 수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이번 북·러 정상회담을 통해 북핵 문제와 동북아 지역에서의 영향력을 과시하고 이를 통해 미국을 견제하려 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6자회담은 최근 북핵 협상 국면에서 소외돼 왔던 러시아와 중국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창구가 될 수 있다.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극동연방대학교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