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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광장에 모습 드러낸 ‘차벽’… 경찰·시위대 곳곳서 충돌
220여개 진보·반전(反戰)시민단체로 구성된 ‘노(NO) 트럼프 공동행동’(공동행동) 회원 5000여명(주최 측 추산)은 이날 오후 7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전쟁반대 평화실현 국민촛불’ 집회를 열고 반전을 기원하며 촛불을 들었다.
이날 집회에 발언자로 나선 김종훈 민중당 상임공동대표는 “오늘 광장에 등장한 차벽은 국민 눈과 귀를 가리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든다”며 “더 이상 전쟁이 아닌 평화를, 제재가 아닌 대화로 이 한반도에 평화와 통일을 함께 만들어 갈 계기를 만들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공동행동은 이날 집회를 마치고 청와대 100m 부근까지 행진할 예정이었지만 구호로 대신하기로 했다. 공동행동 관계자는 “이동을 하면 사람들이 줄어드는데다 구호를 외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공동행동은 이날 오전 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트럼프 방한 규탄 회견’을 연 뒤 광화문광장에 모여들었다.
경찰은 이례적으로 통행로만 확보한 채 광장 주변에 철제 펜스를 둘러 봉쇄했다. 펜스 앞에는 촘촘히 늘어선 경찰들이 경비 태세를 갖추고 있었다.
세월호 천막이 세워진 광장 남측에 모인 공동행동은 ‘트럼프 방한 반대’ ‘전쟁위협·무기강매·통상압력 트럼프 노(NO)’ 등의 구호를 외쳤다. 주황색 페인트로 ‘노 트럼프(No trump)’ ‘노 워(No war)’라고 쓴 깃발도 눈에 띄었다.
시위대 일부가 광장을 벗어나 도로까지 진출하려 하자 경찰 측과 마찰을 빚었다. 일부 경찰관은 방패를 들었고 캠코더로 시위대를 채증하는 경찰관도 있었다. 현장에 있던 경찰은 ‘미신고 불법집회’로 규정, 해산 방송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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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행동 측은 “법원이 허용한 집회·행진을 막을 이유가 없다”며 반발했지만 경찰 측은 해당 장소가 ‘경호구역’으로 설정됐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 방한 소식에 돌발 행동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대통령 경호법상 국빈으로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 국가원수를 경호하기 위한 조처”라고 설명했다.
이에 공동행동 측은 논평을 내고 “경호를 이유로 트럼프에 반대하는 국민에게 침묵을 강요하고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봉쇄한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는 촛불 민의와 점점 멀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후 3시쯤 공동행동이 청와대 100m 부근에 있는 ‘126맨션’ 앞에서 개최한 집회에는 시민들의 자유 발언이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트럼프는 물러가라’ ‘전쟁 막말 한국민에 사과하라’ 등의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집회를 진행했다.
집회를 종료 후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이 또 발생했다.
오후 5시 20분쯤 현장 집회가 끝나고 돌아가는 길목인 경복궁 동십자각 근처에서 경찰이 막아섰다. 시위대는 “집회가 끝났는데 왜 막아서나” “집에 돌아가거나 식사를 하려고 가는 건데 막지 말라”며 저항했다.
경찰은 “경호법상 이곳을 통제할 수밖에 없으니 근처 현대미술관을 돌아서 나가달라”는 말만 반복해 시위대의 반발을 샀다. 이 때문에 광화문 삼거리로 통행하려는 차량들도 정차를 해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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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일행 이동에 맞춰 반으로 나뉜 세종대로(왕복 10차선)처럼 진보·반전(反戰) 단체의 비판 집회와 친미 성향 단체 측의 환영 집회가 서울 도심 광장을 갈랐다.
오전부터 광화문 광장 인근에서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진보성향 종교단체·공동행동 등이 트럼프 대통령 방한을 규탄하는 집회·시위를 이어갔다.
이들은 “전쟁의 언사를 거리낌 없이 내뱉고 긴장 고조를 틈타 한국에 대량살상무기를 팔고 있다”며 “한미 FTA를 개악하겠다고 압박하며 통상 압력까지 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반도는 전쟁이 아니라 평화로 나아가야 한다”며 “미국은 제재가 아닌 대화로 북한과 평화협상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친박(친박근혜) 단체 등은 중구 대한문 앞 등에서 ‘태극기 집회’를 열고 방한을 환영했다.
대한애국당 당원과 지지자 700명은 일민미술관 앞에서 태극기와 성조기를 번갈아 흔들며 ‘박근혜’와 ‘트럼프’를 연호하다 트럼프 대통령 일행이 지나가자 ‘USA’라고 외쳤다.
덕수궁 대한문 앞에 모여 있던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 소속 집회 참가자 800명도 트럼프 대통령 일행이 지나가자 양국 국기를 흔들며 환호했다.
트럼프 대통령 방한을 환영하는 집회에서도 작은 충돌이 일어났다.
대한애국당은 이날 오후 3시 30분쯤부터 서울 종로구 서린동 청계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인근 S타워 계단에 대형 태극기와 성조기를 나란히 펼쳐놓았다.
이들은 퇴근 시각 건물을 나와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으로 이동하려다 계단에 깔린 대형 국기를 실수를 밟은 직원들을 향해 욕설과 고함을 내뱉다 주위의 시민과 경찰에게 제지당했다.
직장인 박모(32)씨는 “아무리 트럼프 대통령을 환영한다는 의미에서 성조기를 펼쳐놓는다지만 길거리가 아닌 회사 계단 위에서까지 이런 행동을 하는 게 적법한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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