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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촨푸 BYD 회장은 지난달 28일 중국 광둥성 선전 BYD 본사에서 열린 ‘지능형 주행 전략 발표회’에서 “소비자가 안심하고 기술을 신뢰할 수 있도록 자율주행 시스템 활성화 중 발생하는 모든 사고의 경제적 손실을 BYD가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이어 “전 세계에서 매년 119만명 이상이 교통사고로 숨진다”며 “교통사고 제로가 우리의 첫 번째 목표”라고도 강조했다.
이번 보장 정책의 핵심은 범위의 파격적 확대다. BYD는 지난해 7월 자율 주차 기능에 한해 제한적으로 도입했던 제조사 책임 보상을 이번에 도심 전 구간 주행으로 넓혔다. 자율주행 시스템 ‘신의 눈 A·B’ 탑재 신차를 인도받은 날로부터 1년간, 또는 기존 차량을 신의 눈 5.0으로 무선 업데이트한 고객 전원에게 적용된다. 운전자가 규정에 따라 도시 자율주행 기능을 사용하는 중 과실 사고가 발생하면 차량 수리비와 제3자 재산·인적 피해를 보험사 계약 여부와 무관하게 BYD가 전액 부담한다. 보장 한도는 없으며, 보험료 인상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BYD는 중국 최초의 4나노(nm) 공정 기반 자율주행 칩 ‘쉬안지 A3’도 공개하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기술력도 강조했다. 칩 3개를 연동하면 총 2100 TOPS(초당 연산 횟수) 이상의 처리 속도를 구현하며, 단위 연산당 전력 소모는 동급 대비 20% 낮고 자체 알고리즘과 결합해 연산 효율을 100%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이미 레벨3·4 자율주행을 지원하며 대량 양산 단계에 진입했다.
업계는 이번 발표가 자율주행 경쟁의 새로운 국면을 열었다고 평가한다. 지금까지 자율주행 시장의 경쟁은 라이다 탑재 여부, 연산 속도, 도심 인식률 등 순수 기술 지표를 둘러싼 싸움이었다. 하지만 BYD의 전액 책임 보장은 ‘기술 신뢰성을 제조사가 금전으로 보증’하는 새로운 경쟁 문법을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자율주행 경쟁의 핵심이 단순 기술력을 넘어 소비자 신뢰 확보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문학훈 오산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시기적으로는 단언할 수 없지만 향후 완성차 업체들의 보증·보험·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정책 경쟁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다만, BYD의 책임 보장이 단기간 내 글로벌 표준으로 확산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국가별로 자율주행 관련 법적 책임 범위와 규제 체계가 다른 데다, 사고 데이터 축적도 충분하지 않아 동일한 무한 보상 구조를 설계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BYD 측도 자율주행 사고 전액 보상 정책의 해외 시장 적용 계획은 아직 없다는 입장이다.
국내 완성차 업계도 이 같은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곤 있지만, 아직은 레벨2+ 혹은 레벨2++ 수준의 개발 단계에 더 집중하는 모습이다. 정부 역시 이제 막 2027년 자율차 상용화에 대비해 사고 책임 기준과 보상 절차를 체계화 하기 위한 ‘자율주행차 사고책임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하고, 사고 책임 소재 및 피해보상 절차 정립 등 가이드라인 마련에 착수한 단계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당장 직접 보상 방식을 도입하기보다는 보험사와의 협업 모델이나 조건부 책임 분담 방식을 우선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아직 자율주행 도시 실증 도입 단계이기 때문에 국내 완성차 제조사들에서 전향적인 보상 정책이 나오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