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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555.2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직전 거래일 주간 종가(1539.1원) 대비 16.1원 오른 수준으로 시초가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6일(1590.0원) 이후 가장 높다. 지난 6일 야간거래에서는 장중 1560원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금융권은 고환율에 따른 부담이 커지는 모습이다. 특히 해외 채권을 포함해 외화 자산 비중이 큰 보험사의 경우, 일정 단위로 환율 변동에 따른 환헤지 계약을 맺는 데 이때 비용(수수료)이 커질 수 밖에 없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일반적으로 부채(고객 보험료)와 투자 자산의 만기를 맞추고 수익성을 관리하기 위해 장기 채권 투자를 선호한다. 그러나 국내 국채 시장에서 유통되는 장기 채권 물량은 한정적이어서 해외 채권 투자를 늘릴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30대 초반의 고객이 종신보험을 가입했다면, 보험사 입장에선 보험금 지급까지 수십 년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보험사 입장에선 이 돈을 단기 상품에 굴리는 것보다 만기가 긴 채권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 보험금 지급 시기와 자산 만기를 맞춰야 금리 변동 위험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에 유통되는 20~30년물 국채는 한정적이서, 보험사들은 미국 국채나 해외 우량 회사채 투자 비중을 높이고 있다. 보험사들은 이 과정에서 환율 변동에 따른 손실을 줄이기 위해 통화스와프나 선도계약 등을 통한 환헤지를 주기적으로 실시한다. 미래 환율을 미리 정해두는 일종의 보험 장치인 셈이다.
문제는 환헤지 계약 만기가 도래하면 차환을 통해 헤지를 새로 진행해야 하는데 환율이 급등하면 해당 시점의 헤지 비용 부담도 크게 증가한다는 점이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중소형 보험사일수록 계약기간 1년 이하의 단기 환헤지 계약에 의존하고 있어 환율 급등에 따른 영향을 크게 받는다.
고환율은 보험사 지급여력제도(K-ICS, 킥스) 비율 약화에도 영향을 미친다. 환율 상승으로 외화자산의 원화 환산 규모가 커지면 외환 관련 시장위험액이 증가할 수 있어서다. 이에 따라 요구자본이 늘어나면서 킥스 비율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보험업권 관계자는 “환율 상승 시 외화노출금액이 확대되고, 이에 따라 시장위험액이 증가해 K-ICS 비율도 하락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보험업의 경우, 장기 자산 투자 비중이 높고 채권 등 유가증권 투자 규모가 커서 시장 변동성에 따른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은행권도 고환율 장기화에 따라 주요 건전성 지표인 보통주자본(CET1) 비율이 하락할 수 있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은행이 보유한 외화 자산 가치가 커져 위험가중자산(RWA)이 확대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보통 환율이 달러당 10원 상승할 때마다 CET1 비율은 평균 0.01~0.03%포인트(p) 가량 하락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CET1 비율은 은행의 손실흡수 능력을 나타내는 핵심 건전성 지표로 이 비율이 낮아질 경우 주주환원 정책이나 대출 확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에 주요 은행들은 외화 유동성과 자본비율 변화를 면밀히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금융당국은 이날 원·달러 환율 변동성 확대에 대응해 시중은행과 외국계은행을 긴급 소집하고 외환시장을 점검했다. 당국은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거래를 통한 투기적 쏠림 현상과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해 검사에 착수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기로 했다. 또 향후 역외 NDF 거래를 국내 외환시장으로 흡수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고 은행권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