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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인프라·AI에이전트…'리테일 테크' 키우는 亞유통[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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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유 기자I 2026.06.02 15:27:09

[NRF 리테일즈 빅쇼 APAC]
日KDDI '접객' 염두에 둔 피지컬AI 로봇 출품 '눈길'
中 선미는 자동화 패키지, '리테일 인프라' 꾀해
'뷰티 특화' AI에이전트 내세운 韓 스타트업도
유통산업 중심 아시아, AI·로봇·자동화 연계 속속

[싱가포르=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사람 얼굴과 흡사한 피부, 사람과 같은 눈의 움직임, 상대방 대화에 맞춘 행동 대응. 2일(현지시간)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엑스포에서 열린 ‘미국소매협회(NRF) 리테일즈 빅쇼 APAC 2026’ 전시회 현장에서 마주친 일본 통신사 KDDI의 피지컬 인공지능(AI) 로봇의 모습이다. 아직 상용화 단계는 아니지만, 소매점에서 접객원을 대신할 수 있도록 ‘커뮤니케이션’(소통)에 방점을 찍은 기술을 선보였다.

일본 KDDI가 부스에서 선보인 피지컬 AI 로봇. (사진=김정유 기자)
NRF가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 유통사업자들을 대상으로 개최한 NRF 리테일즈 빅쇼 APAC은 글로벌 유통산업 및 기술 트렌드를 한 자리에서 조망할 수 있는 행사다. KDDI는 이날 피지컬 AI는 물론 데이터를 활용한 고객 분석 솔루션, 리테일 미디어 등을 함께 전시했다.

KDDI 부스에서 만난 회사 관계자는 “실제 사람의 입모양, 눈썹의 떨림 등을 피지컬 AI로 구현했다”며 “행사 부스에서 참관객들이 직접 로봇과 소통할 수 있는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KDDI는 지난해에도 일본 도쿄에서 열린 ‘KDDI 서밋 2025’에서 로손, 리얼월드 등과 함께 AI·로봇 기반 편의점 운영 프로젝트 ‘리테일 RX’를 발표한 바 있다. 당시에도 피지컬 AI 로봇이 실증 형태로 매대에 상품을 진열하고 결품을 자동 감지하는 모습을 구현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NRF 행사장에서는 움직임보다는 사람과의 소통을 강조한 기술을 선보였다. 예컨대 소비자가 말하는 내용에 반응해 응답은 물론 표정과 행동까지 연계되는 식이다. 미래 오프라인 유통에서 필요한 인력을 일부 보완할 수 있는 기술로 발전할 잠재력이 있다. 실제 일본은 물론 한국에서도 편의점 등 오프라인 유통 매장들의 구인난이 심화하는 상황인 만큼, 기술 업체들이 관련 솔루션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중국 기업 선미는 각종 POS 기기 등을 중심으로 한 리테일 디바이스를 소개했다. (사진=김정유 기자)
이번 NRF 전시회에는 기업향(B2B) 중심의 기술 트렌드들이 집중 소개됐다. 특히 중국과 일본 기업들의 활약이 거셌다. POS(결제단말기), 디스플레이, 키오스크 등이 주를 이뤘다. 내수 시장이 거대한 만큼 관련 리테일 테크(유통 기술) 산업이 발전한 이들 기업은 다른 아시아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 중이다.

중국 상하이에 본사를 둔 선미(Sunmi)도 이날 NRF 행사장에 대규모 부스를 차리며 자체 리테일 테크 솔루션을 대거 선보였다. 선미는 상업용 사물인터넷(IoT) 하드웨어, POS 단말 전문기업으로 스마트 결제 단말과 관련 클라우드·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를 패키지로 공급하는 곳이다. 이번 행사엔 안드로이드 기반 3세대 플래그십 모델을 공개했다.

즉, 선미의 ‘원스톱’ 솔루션을 도입만 하면 매장 운영을 자동화·효율화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운다. 선미 관계자는 “단순 디바이스만이 아니라 에코시스템(생태계)을 공급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운영체제(OS)부터 결제 솔루션 등을 패키지로 선보이는 식으로 ‘리테일 인프라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미뉴는 본사에서 가격 정보를 바꾸면 수초내 각 매장 매대 정보가 바뀌는 디지털 리테일 솔루션을 내세운다. (사진=김정유 기자)
중국 선전을 기반으로 한 ICT 기업 미뉴(Minew)는 디지털 리테일 솔루션을 선보였다. 디지털 라벨 등으로 매장 시스템에서 가격 및 상품 정보가 변경되면, 클라우드 시스템을 통해 수초내에 매대 가격표가 자동으로 바뀌는 구조다. 실제 이날 부스엔 다양한 크기의 디스플레이를 볼 수 있었다. 기업 관계자는 “수만번 수준의 가격 정보를 변경할 수 있고, 일반 리테일 매장뿐만 아니라 창고, 오피스에도 적용 가능하다”며 “디지털 매장 시스템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카메라 하나로 매장 전체를 데이터화 할 수 있는 솔루션들도 자주 눈에 띄었다. 싱가포르 기반의 트라코마틱은 1개의 카메라만으로 매장내 별도 기기 설치 없이 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였다. 고객이 매장에 진입하면 인원과 성별, 연령대로 구분하고 어떤 영역을 주로 응시하는지, 현장 직원과 얼마나 대화를 나누는지, 구매 전환율을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해준다.

트라코마틱 관계자는 “고객들이 지나가는 모든 흔적을 하나의 카메라로 자동 촬영해 파악한다”며 “데이터에 따른 인력 배치 등이 효율적으로 가능해진다”고 했다.

이번 NRF 행사엔 한국 기업들의 모습은 잘 볼 수 없었다. 올리브영, 쿠팡, 무신사 등이 참석 등록은 했지만 대부분 참관 정도다. 부스 참가를 하는 기업들은 중소 POS 업체 일부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대부분 공급자가 아닌 수요자로 NRF에 참가한다”며 “아직 B2B 쪽 리테일 테크 분야는 중국 등이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NRF 이노베이션 쇼케이스 기업으로 선정된 한국 스타트업 메저커머스. 뷰티 특화 AI 에이전트 트렌디어 AI를 소개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도 NRF 차원에서 혁신 기업들을 선정하는 ‘이노베이션 쇼케이스’에 포함된 한국 스타트업이 있다. AI 기업 메저커머스다. 화장품(뷰티) 산업에 특화된 AI 에이전트 솔루션 ‘트렌디어 AI’를 구독 형태로 제공하고 있는 기업이다. 아직 뷰티에 특화한 AI 에이전트가 많지 않은 만큼 틈새시장을 적극 공략 중이다.

현장에서 만난 루시 신 메저커머스 데이터사업총괄은 “현재 아마존, 왓슨스, 올리브영, 쿠팡, 아모레퍼시픽 등 전 세계에 3000개 이상 고객사를 확보했다”며 “최근 K뷰티 브랜드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영역을 키우고 있는데, 빠른 트렌드를 포착하고, 소비자들이 어떤 성분을 원하는 지 등을 분석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B2B 구독 형태로 서비스를 제공 중인 메저커머스는 NRF가 선정한 혁신 기업 중 유일한 한국 기업이다. 때문에 행사를 찾은 해외 기업들에도 관심을 많이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 총괄은 “K뷰티의 영역이 인도, 남미 등으로도 확산 중인데 여러 지역을 타깃해 사업을 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는 만큼 AI 에이전트를 통해 속도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글로벌 유통산업에서 아시아 시장의 중요도는 점차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점차 리테일 테크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동시에 관련 기술 진화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AI와 로봇, 자동화 생태계 등은 모두 연계돼 향후 유통산업의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질 드보락 NRF 수석 부회장은 이날 행사 컨퍼런스 환영사를 통해 “APAC의 소비력은 연평균 약 7%씩 성장해 전 세계 소비의 성장 엔진 역할을 할 것”이라며 “젊은 소비자 중심으로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인공지능(AI), 로컬 브랜드 부상이 소비 성장의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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