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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가 내부 AI 업무도구로 ‘코파일럿(Copilot)’을 채택하면서 가장 중점적으로 검토한 요소는 보안이다. 코파일럿은 대화형 AI 기반으로 업무 효율을 높여주는 도우미 역할을 한다.
최낙현 상무는 “2022년 챗GPT 등장 이후 임직원들의 외부 LLM 활용 니즈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보안 우려가 커졌다”며 “MS 365 환경 내부 데이터에서만 작동하는 기업용 코파일럿은 사내 문서와 회의 데이터를 외부 유출 걱정 없이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모비스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두 가지 AI 도구를 운영 중이다. 첫 번째는 지난해 5월 전사 도입한 ‘MS 코파일럿 챗’으로, 웹 기반 콘텐츠와 더불어 팀즈·원드라이브·쉐어포인트 문서를 활용해 클릭 한 번으로 요약·검색·자료 분석 등을 수행할 수 있다. 두 번째는 본사 직원 5% 대상의 파일럿 프로그램인 ‘M365 코파일럿’으로 문서 작성, 회의록 자동 생성, 실시간 번역 등 생산성 지원에 초점을 맞춘 도구다.
오용희 매니저는 “작년 4월 보안 검토를 마치고 5월 전사 적용했다”며 “팬데믹 당시 M365 기반 업무 체계가 자리 잡으면서 자연스럽게 MS AI 생태계로 확장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도입 효과는 이미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승훈 책임은 “예전에는 20~30페이지 보고서를 직접 읽고 정리해야 했지만, 코파일럿은 문서의 의미를 파악해 핵심을 정확하게 요약해준다”며 “의미 기반 검색 덕분에 키워드가 완벽하지 않아도 필요한 자료를 맥락에 맞게 찾아준다”고 말했다.
수백 페이지 영문 계약서 번역도 ‘손쉽게’...의사결정 속도↑
품질·연구·영업 등 대부분의 조직에서 AI 업무툴 도입 후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다. 해외 기술문서 분석, 글로벌 규격 비교, 제안서(RFP) 번역처럼 문서 기반 업무가 많은 부서일수록 코파일럿 효과가 특히 컸다.
최 상무는 “수주 과정에서 타사 기술문서를 검증하려면 수백 쪽의 영문 문서를 직접 확인해야 해 시간이 많이 들었다”며 “코파일럿은 요약뿐 아니라 검증 포인트나 필요한 항목까지 제시해줘 휴먼 에러를 줄이고 의사결정 속도도 크게 높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외 DX 컨퍼런스에서 현지 직원들과 회의를 할 때 팀즈에 코파일럿을 적용하니 실시간 텍스트 번역이 자동으로 제공됐다”며 “단순 편의 기능을 넘어 글로벌 협업 속도를 구조적으로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M365 코파일럿 사용자들은 팀즈 기반 회의 요약 기능을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직원 1인당 하루 평균 AI 기능 사용 횟수는 4회에 달한다. 전사 도입 당시 현대모비스는 온라인 교육, ‘챔피언 미션’ 챌린지, 오프라인 실습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병행했다.
오 매니저는 “초기에는 LLM 품질이 낮아 활용성이 떨어진다는 내부 피드백이 있었지만, 이를 MS와 공유해 기능을 개선한 뒤 만족도가 크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최 상무는 업무 환경에서 AI 도입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AI가 구성원의 역량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AI는 휴먼 에러를 줄이고 반복적·소모적 업무를 맡아준다”며 “이제는 AI 도구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가 개인 역량의 중요한 기준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AI를 통해 사람이 생각·판단에 집중하고 더 높은 부가가치를 만드는 구조로 전환하는 것이 목표”라며 “연구원들이 AI를 활용해 더 폭넓고 깊이 있는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