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조직에서 중견간부는 전투력 유지의 허리 역할을 맡는다. 하지만 이들 상당수는 자녀 교육 문제로 잦은 보직 이동과 전학, 격오지 근무 사이에서 고민을 반복해 왔다. 실제로 군인 자녀는 부모의 인사 이동에 따라 빈번한 전학을 경험하며, 일부는 대입 준비 과정에서 교육 단절을 겪는다는 지적이 지속돼 왔다.
이번에 개교한 영천고는 이런 구조적 문제를 제도적으로 풀기 위한 첫 시도다. 학생 전원 기숙사 제공, 공모제로 선발한 교사 배치, 특목고·자사고 수준의 프로그램 운영, 국방부·교육부·시도교육청의 특별예산 지원 등을 통해 안정성과 질적 수준을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그동안 전국 단위 모집이 가능한 군인자녀 학교는 경기도 소재 한민고가 사실상 유일했다. 영천고 개교는 군인자녀 교육 선택지를 넓히는 첫 분기점이라는 점에서 정책적 전환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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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최근 인구 감소와 초급·중견 간부 지원율 저하라는 구조적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 군 조직은 장기복무를 선택할수록 교육·주거·가족 지원의 질이 직업 선택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교육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우수 인력의 조기 전역 가능성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영천고 사례는 또 다른 정책 실험이기도 하다. 학교는 군인자녀 교육여건 개선뿐 아니라 지역소멸 위기 극복이라는 목표 아래 추진됐다.
지방 중소도시의 고교 경쟁력 약화는 인구 유출과 직결된다. 전국 단위 모집이 가능한 기숙형 학교를 통해 외부 인구를 유입하고, 교육 인프라를 강화하는 전략은 지역 활성화 정책과도 연결된다. 향후 경기 송담고(2028년), 강원 화천고(2030년) 개교 계획 역시 이러한 분산형 모델을 확대하려는 구상이다.
다만 실제 교육 성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특목고·자사고 수준의 프로그램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대입 성과 등 객관적 지표로 이어질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 군 외 일반 학생과의 형평성 논란도 있다. 공교육 체제 내에서 특정 집단을 위한 지원이 어느 수준까지 정당화될 수 있는지도 향후 사회적 논의 대상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