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주력사업인 호텔·면세업의 영업환경이 급격히 악화됐고, 이로 인해 큰 폭의 영업 및 재무실적 저하가 전망된다는 이유에서다. 더구나 이번 사태의 지속기간과 종식시기를 예단하기 어렵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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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수범 한기평 수석연구원은 “사드이슈 발생 시에는 유커 급감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이 주로 시내면세점에 집중됐지만,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다중시설이용 제한 및 출입국 통제 조치는 시내면세점, 공항면세점, 심지어는 해외면세점까지 거의 모든 사업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19년 기준 국내 면세점 매출에서 외국인 비중은 83.5%에 달하며, 이 가운데 80% 이상을 중국인 입국객이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올해 2월에는 총입국객이 약 68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했다. 특히나 중국인 입국객은 2월 약 10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5% 급감했다. 국내에서 외국으로 나가는 출국객 역시 2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60% 감소했다.
이로 인해 올해 2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10억7000만달러로 1월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3월 이후로는 출입국객 감소 폭과 및 면세점 매출 하락 폭이 더욱 확대된 것으로 파악된다. 서울시내 면세점의 경우 매출이 올해 2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약 30~40% 감소했고, 3월 이후로는 50% 이상 감소한 것으로 파악했다.
인천공항의 경우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하루 평균 출국객이 약 10만명이었지만, 최근에는 5~10% 수준으로 급감했다. 인천공항, 김포공항, 제주공항 등 대부분의 공항면세점은 3월 이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20% 수준으로 급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한기평은 전년 동기 대비 월매출이 40% 수준인 상태가 3월부터 6월까지 이어지고 하반기부터 전년 수준으로 회복하는 경우, 올해 면세업계 매출은 2019년에 비해 20% 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월매출 감소 폭이 더욱 크거나, 코로나19 사태가 상반기에 종료되지 못하면 매출 감소 폭은 30%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호텔롯데, 호텔신라 등 주요 호텔·면세업체들은 국내외 사업확장 투자, 계열지분 취득 등으로 차입금 증가 기조가 지속된 가운데, 2019년 중 리스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거액의 리스부채 계상으로 차입규모가 큰 폭으로 증가한 상태다. 올해 들어서는 면세사업 실적 호조에 기반한 재무구조 개선이 기대됐으나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추가적인 재무구조 저하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송 수석연구원은 “주요 모니터링 요인은 코로나19 사태의 진행 경과와 출입국객 및 사업장 이용객 추이, 주력사업의 매출 및 영업이익 변화 폭 등”이라며 “이에 대한 중점적인 모니터링 실시와 함께 이로 인한 업체별 영업실적 및 재무구조 변동 수준을 검토해 향후 해당 회사의 신용등급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호텔·면세업체 중 단기신용등급만을 보유한 업체(신세계DF, 파르나스호텔 등)에 대해서도 추후 2019년 결산실적과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영향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