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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는 올해 내 이스라엘 IT 벤처업체가 홍콩 증권시장에 기업공개(IPO)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딜로이트 이스라엘의 엘리 티다르는 “자금줄이 필요한 이스라엘 기업들에 중국 증권 시장이 새로운 선택지로 대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5월에는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이스라엘 기업 대표단을 이끌고 홍콩 증권거래소에 방문한 바 있다.
직접투자도 증가하고 있다. 딜로이트 이스라엘에 따르면 이스라엘 벤처캐피탈들은 2014년 중국으로부터 5억달러를, 2015년엔 7억달러를 유치했다.
이스라엘은 기술 스타트업이 이미 6000여개 있고 매년 1500여개 이상 새로 생겨나고 있다. 새로운 기술이나 제품에 개방적인 분위기인데다 인공지능(AI), 사이버보안, 센서, 무인항공기(드론), 빅데이터 등에서 독자적인 기술을 확보하고 있어 세계 스타트업의 요람이라고도 불린다. 실제로 이스라엘의 수출 전체에서 IT 업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50%에 달한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주로 미국과 유럽 등 서구 자본이 이스라엘 IT와 벤처기업에 투자를 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막대한 자본을 앞세운 중국이 새로운 큰 손으로 등장했다.
지난해엔 화웨이가 데이터베이스 보안업체 헥사티어와 인터넷 기술업체 토가 네트웍스를 각각 4200만달러, 1억5000만달러에 사들였다. 지난해 검색엔진업체 트위글에 2000만달러를 투자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기업 알리바바는 올해 역시 증강현실(AR) 스마트안경을 만드는 루무스에 600만달러를 투자했다.
중국은 스마트폰과 전자상거래 시장을 앞세워 IT강국으로 성장하려 하고 있다. 이 가운데 첨단 기술을 보유하고 연구개발(R&D)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이스라엘 기업들은 매력적일수밖에 없다. 중국 기술대기업 쿠앙치의 도니언 버락 국제전략책임자는 “중국 지방 정부와 민간투자자들이 이스라엘 기업들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 역시 이 같은 움직임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 3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총리를 만나 큰 규모의 경제 협력을 약속하며 IT 분야는 물론 철도나 터널, 항만 등 대규모 인프라사업에서 교류하고 협력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고립주의를 천명한 가운데 중동 등지에서도 존재감을 키우려는 의도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중국 정부가 이스라엘에 관심을 기울이는 만큼 중국 기업들 역시 이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크라우드 펀딩업체 아워클라우드의 데네스 반은 “중국과 이스라엘 기업의 협력이 가시화된지 오랜 시간이 지난 것은 아니지만 요즘 스타트업의 서류를 보면 중국 자본이 없는 회사가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