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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흑백요리사의 나라?”…글로벌 주방용품기업, K주방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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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은 기자I 2025.03.04 17:16:54

르크루제·써모스·테팔 등 제품군 확대
‘한국형 제품’ 출시해 해외 역수출도
결혼 증가·쿡방 부활에 성장성 기대
국내 기업은 침체…폐업에 상장폐지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글로벌 주방용품 업계가 한국 사업에 고삐를 죈다. 국내 업체들이 주춤한 틈을 타 제품군 다각화, 한국 맞춤형 제품 출시, 멤버십 혜택 강화 등을 통해 시장 공략을 확대하고 있다. 결혼 증가, 쿡방(요리 방송) 부활 등이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르크루제 ‘온더고 텀블러’ (사진=르크루제)
5일 업계에 따르면 프랑스 주방용품 브랜드 ‘르크루제’는 이달부터 텀블러 시리즈 ‘온더고 컬렉션’ 판매를 시작했다. 르크루제는 무쇠주물 냄비로 유명한 브랜드로 텀블러를 선보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르크루제 측은 “르크루제의 기술력을 가정과 주방을 넘어 야외에서도 만나볼 수 있도록 텀블러 시리즈를 출시했다”며 “고객의 다양해진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해 음료뿐 아니라 음식까지 보관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보온병 브랜드 ‘써모스’는 최근 ‘써모스 베이비’ 라인을 새롭게 선보였다. 이를 통해 영유아부터 어린이, 성인까지 생애 주기별 제품군을 완성한다는 목표다. 첫 제품으로는 디자인 스튜디오 ‘제로퍼제로’와 협업한 유아컵 제품 4종을 출시했다.

프랑스 주방용품 브랜드 ‘테팔’도 주력 제품인 프라이팬 등 주방용품을 넘어 생활가전으로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다리미와 주전자를 시작으로 블렌더, 헤어드라이어, 믹서기, 청소기 등으로 제품군을 넓혀 왔다.

특히 테팔은 ‘한국형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며 국내 소비자들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프라이팬, 볶음팬, 냄비 등 3가지 기능을 하나에 담은 ‘원픽냄비팬’의 경우 한국에서 출시해 해외로 역수출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소비자 접점도 확대하는 추세다. 독일 브랜드 휘슬러코리아는 올해부터 ‘휘슬러 웨딩멤버스’를 출시해 고객 혜택을 강화했다. 예비부부 및 신혼부부를 위한 웨딩 특화 서비스로 가입 고객에게 3년간 구매 혜택을 제공한다.

‘써모스X제로퍼제로 2WAY 스텝업 베이비보틀’. (사진=써모스)
해외 업체들이 국내에서 영역을 확대하는 건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소비자 인지도 및 시장 성장성이 높다고 판단해서다. 실제 영국 브랜드 ‘덴비’의 한국시장 매출은 본고장인 영국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덴마크 브랜드 ‘로얄코펜하겐’의 각 국별 매출비중에서도 한국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크다.

업계에서는 최근 천천히 나이 드는 ‘저속노화’ 식단과 쿡방의 유행으로 집밥 수요가 늘면서 국내 주방용품 시장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혼인 건수가 전년 대비 14.9% 늘며 1970년 이후 최대 증가율을 보인 점도 주방용품 구매 수요를 부추길 것이라는 분석이다. 29CM에 따르면 지난해 9월 22일부터 12월 22일까지 주방용품 카테고리 거래액은 전년 대비 3배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유행에 민감하고 프리미엄 제품을 선호하는 시장”이라며 “K콘텐츠 열풍에 힘입어 한국형 제품이 해외에서도 인기를 끄는 만큼 한국 시장의 중요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내 업체들은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밀폐용기 업체인 코멕스산업은 경영난으로 지난해 10월 폐업했다. 락앤락은 매출 하락 등으로 주가 관리가 어려워지며 같은 해 12월 상장폐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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