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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23일 온라인 2차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오는 7월 말이면 앞으로 넉 달 뒤다. 서 회장은 지난 12일 1차 간담회 때 “코로나19에 대해 중화능력을 갖춘 `중화 항체`를 최소 6개월 내 확보할 계획”이라고 공개했는데, 11일 만에 9월 말 목표를 다시 두 달 단축한 개발 로드맵을 전격 발표했다.
특히 서 회장은 ‘항체후보 스크리닝·선별→세포주 개발→비임상용 생산 및 비임상 시험→임상물질 대량 생산→제품 출하’까지 향후 남은 과제에서 “2주일가량 개발기간을 더 줄일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빠르면 7월 중순께에도 코로나19 치료제가 환자에게 투약될 수 있다는 의미로 4개월 안에 개발을 완료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서 회장은 “인체 임상이 가능한 제품 개발 완료 목표 시점을 기존 6개월 내에서 4개월 내로 앞당겨 오는 7월 말까지 인체 투여 준비를 마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량 생산 목표 역시 하루 100만 명분이라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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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장 반응 미지근 하자…27일 주총 앞두고 ‘승부수’
1차 간담회 이후 시장은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한 여름을 지나 9월말이면 가을철로 접어드는데 그 때면 코로나19 상황이 종료되지 않겠냐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셀트리온(068270) 주가는 지난 19일 질병관리본부가 긴급 공고한 ‘201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용 단일클론 항체 비임상 후보물질 발굴’ 사업에 셀트리온이 우선순위 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20일 전 거래일 대비 8.93%(1만2500원) 오른 주당 15만2500원을 기록한 데 이어 이날 14.75%(2만2500원) 상승한 17만5000원에 거래를 마쳐 2영업일 만에 25.0%(3만5000원) 급등했다. 서 회장의 2차 간담회 예고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그간 오는 27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승부수가 나오지 않겠냐는 관측이 우세했다.
서 회장은 “현재 치료제 개발을 위한 항체 후보군 300종을 확보했다”며 “지난달 완치환자 면역세포를 수령한 후 3주 만에 치료제 개발에 가장 핵심적인 첫 단계를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에 감염됐다 회복한 환자의 혈액에서 항체 유전 정보를 가진 DNA(유전물질을 담고 있는 세포 내 핵산의 일종)를 추출한 다음 유전자 증폭 과정을 거쳐 1차 항체 후보군을 구축했다.
이미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이용한 시험관 내 중화능력 검증법을 진행하면서 질병관리본부, 충북대학교 연구소와 협업해 2차 후보 항체군 선별작업에 돌입한 상태다. 아울러 서 회장은 세포주 개발 시점도 5월 1일로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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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량생산 목표 日100만명…백신까지 아우르는 ‘슈퍼 항체’ 개발
나아가 셀트리온은 회복환자 혈액 샘플을 추가로 확보해 코로나19 바이러스뿐 아니라 변이 바이러스까지 모두 중화시키는 ‘슈퍼 항체’ 선별 작업에도 이달 중 착수한다. 셀트리온 연구진은 최종 치료 항체가 선정되면 이 항체가 가지는 백신 유사효과에도 주목하고 있다. 백신의 목적도 체내 항체 생성이므로 치료용 항체를 투여하면 백신과 유사한 예방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셀트리온은 코로나19 진단키트 시제품 개발 또한 속도를 내고 있다. 지금 보급되고 있는 신속 진단키트는 다양한 종류의 코로나바이러스가 공통적으로 보유한 N단백질을 검출하는 원리인 반면, 셀트리온이 개발 중인 제품은 코로나19에만 존재하는 S단백질을 검출하는 방식이어서 코로나19 양성 판정 표준 진단법인 ‘역전사 정량 유전자 증폭 기술’(RT-qPCR)에 근접한 성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검사결과가 나오는 데도 15~20분이면 충분해 현장에서 바로 검사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셀트리온은 진단에 요구되는 민감도와 정확도를 충족하는 항체를 스크리닝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제품의 키트화는 전문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4월 말 시제품 생산을 완료하고 5월 말까지 임상을 완료해 유럽 수출용 CE인증을 신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