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자 취업압박` 정재찬 前 공정위원장, 2심 불복 대법원 상고

송승현 기자I 2019.07.31 18:17:28

1·2심, 징역 1년 6월 집유 3년…"기업 의사와 무관하게 취업 요구"
선고 직후 전직 공정위 간부도 상고장 제출

막강한 규제 권한을 악용해 대기업에 퇴직 간부들을 채용하도록 강요한 혐의로 기소된 정재찬 전 공정거래위원장이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경제검찰’이라 불리는 공정거래위원회의 막강한 권한을 이용해 대기업에 퇴직자를 채용하도록 한 혐의로 1· 2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정재찬(63) 전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항소심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 전 위원장 측은 이날 서울고법 형사4부(재판장 조용현)에 변호인은 상고장을 제출했다. 앞서 2심 선고 직후인 26일에는 공정위 운영지원과장을 지낸 전직 간부 김모씨가 상고장을 제출한 바 있다.

정 전 위원장을 비롯한 전·현직 공정위 간부 등은 대기업 16곳을 압박해 공정위 퇴직 간부 18명을 대기업에 채용하게 하는 방식으로 민간기업의 인사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4급 이상 공무원은 퇴직 전 5년 동안 소속했던 부서 또는 기관의 업무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곳에 퇴직일로부터 3년간 취업할 수 없다.

검찰은 이런 방식으로 취업한 퇴직 간부들이 매년 최고 3억5000만원에 이르는 급여를 수령한 것으로 본다.?업무방해 공소시효 7년에 해당하는 기간 이들이 받은 급여 총액은 76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2심 재판부는 정 전 위원장에게 “기업 의사와 무관하게 공정위 요구·요청에 의해 퇴직자를 채용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공정위) 퇴직자의 나이와 퇴직사유 등에 비춰보면 기업으로서는 자발적으로 이런 퇴직자를 채용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고 판단돼 위력 여부가 충분히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1·2심 재판부 모두 정 전 위원장의 혐의를 유죄로 보고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업무방해 외에도 뇌물수수·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를 추가로 받는 김학현(62) 전 부위원장에게는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1년 6월의 실형이 선고돼 구속이 유지됐다.

함께 기소된 전·현직 공정위 간부들의 경우 △노대래(63) 전 위원장 무죄 △김동수(64) 전 위원장 무죄 △지철호(58) 부위원장 무죄가 각각 선고됐다. 다만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신영선(58) 전 부위원장은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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