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지난 7월 23일까지 유럽에서 이뤄진 사모펀드운용사발 카브아웃 거래액은 418억유로(약 69조8407억원)로 집계됐다. 현재 속도가 연말까지 이어질시 연간 거래액은 748억유로(약 125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지난 2019년(853억유로)과 2024년(795억유로)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큰 규모다.
실제 지금과 같은 시장 환경에서 카브아웃은 사모펀드운용사들이 활용할 만한 투자 전략이다. 인수금융 비용이 높아지면서 레버리지에 의존한 기존 바이아웃 방식으로는 재미를 보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들이 대기업 안에서 비핵심 사업부를 인수해 독립시키고, 비용 구조와 영업망을 손보는 방식으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무게를 두는 배경이다.
이러한 흐름은 유럽에서 특히 두드러지고 있다. 유럽 기업들 사이에선 비핵심 자산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하고 부채를 줄이는 한편 확보한 자금을 주력 사업에 다시 투입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특히 유럽에선 소비재를 넘어 헬스케어와 자동차 산업에서의 카브아웃이 확산하고 있다. 최근 스위스 식품기업 네슬레가 생수·프리미엄 음료 사업 지분 50%를 미국 사모펀드 플래티넘에쿼티에 넘기기로 한 것이 대표적이다. 양측은 해당 사업을 50대 50 합작법인으로 분리해 프랑스 파리에 본사를 둔 독립기업으로 운영할 예정으로, 네슬레는 이번 거래로 약 30억유로의 현금을 확보하는 반면 새 회사는 페리에와 산펠레그리노, 아쿠아파나, 네슬레 퓨어라이프 등 30개 이상의 브랜드를 편입하게 된다.
이러한 유형의 거래는 지난 4월에도 이뤄졌다.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 TPG는 미국 유나이티드헬스그룹으로부터 영국 의료정보기술 사업인 옵텀UK를 약 15억유로에 인수했다. 옵텀UK의 핵심 자산인 EMIS는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와 일선 의료기관에 전자의무기록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다.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도 같은 달 프랑스 자동차 부품업체 포비아의 인테리어 사업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포비아의 인테리어 사업부는 완성차 업체에 계기판과 도어패널, 중앙 콘솔 등을 공급하고 있다. 포비아는 이번 매각으로 순차입금을 10억유로 이상 줄이고 전장과 친환경 기술 등 핵심 사업에 투자를 집중할 계획이다.
유럽 내 카브아웃 거래액이 증가한 것을 두고 '유럽 M&A 시장 전반의 회복'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피치북에 따르면 올해 유럽 PE 카브아웃 거래 건수는 지난 23일까지 417건으로, 지난해 연간 818건과 비교하면 증가 속도가 더딘 편이다. 중소형 거래가 폭넓게 늘었다기보다 대기업이 내놓은 대형 사업부에 자금이 집중되면서 전체 거래액이 커진 셈이다.
다만 유럽 대기업들의 재무구조 개선 압박이 이어지는 만큼 올해 하반기에도 대형 사업부 매물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피치북은 "기업에는 카브아웃이 현금을 확보하고 핵심 사업에 자원을 집중하는 수단이지만, 사모펀드에는 모회사에 의존해온 조직을 독립기업으로 다시 세워야 하는 고난도 투자"라며 "거래 규모가 아닌 인수 이후 운영 개선 능력이 투자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