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대주주 지분 20% 제한” 초읽기…가상자산 업계 “경영권 흔든다” 반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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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구 기자I 2026.03.04 15:42:20

예외 34%·유예 2030년까지 조율 관측
경영권 강제 변경 따른 시장 혼란
AI와 웹3 융합, 창업 생태계 위기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 위치한 금융위원회. (사진=이데일리DB)
정부와 여당이 디지털자산기본법 정부·여당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 15~20% 제한’ 구상이 거론되자 업계 반발이 커지고 있다.

당장 5일로 예정됐던 당정협의회는 코스피 급락 여파로 연기됐지만, 지분 제한 카드가 논의 테이블 위에서 내려오지 않았다는 점이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다.

정부·여당이 검토 중인 방안은 두나무·빗썸·코빗 등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의 대주주 지분을 자본시장법상 대체거래소(ATS) 수준에 맞춰 15~20%로 제한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금융당국은 거래소를 사실상 공공 인프라로 보고 지배구조를 손질해 이용자 보호와 시장 건전성을 강화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운다.

다만 여당 내부에서는 규제 강도를 완화하는 장치도 함께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법률상 기본 한도를 20%로 설정하되, 시행령 위임을 통해 금융위원회가 정하는 예외 요건에 따라 최대 34%까지 허용하는 방안, 또는 시행 이후 유예기간을 길게 두어 최대 2030년까지 단계 적용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최종안은 향후 당정협의에서 조율될 가능성이 있다.

업계는 이 규제가 사실상 기존 거래소의 소유 구조와 경영권을 강제로 흔들 수 있다고 우려한다. 네이버와 두나무의 합병 논의, 빗썸의 대주주 개편 등 민간 차원의 지배구조 변화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규제에 따른 ‘인위적 재구조화’가 겹치면 시장 혼란과 투자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웹3 산업 전반과 창업 생태계에 대한 부정적 파급도 함께 거론된다.

전문가들은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수단의 적정성을 문제 삼는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지분 제한은 신속한 의사결정을 어렵게 만들 수 있고 신사업 투자에도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기업이 성장하자 지분을 쪼개라고 요구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고, 법적 쟁점으로 번질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용자 보호와 공공성 강화라는 방향은 긍정적이지만, 지분 제한은 목적 대비 과도하게 설계됐다는 평가가 있어 헌법적 적합성 측면의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규제가 오히려 독과점을 강화할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원은석 국제디지털자산위원회 이사장은 “과거 다수 거래소가 가상자산사업자(VASP) 요건을 갖췄어도 은행 연동 등 규제 과정에서 대부분 탈락하며 결과적으로 독과점이 심해졌다”며 “대주주 지분이 과도해진 배경에는 기존 규제 정책이 시장 구조를 그렇게 만든 측면도 있을 수 있는데, 이제 와서 대주주가 문제라고 보는 접근은 부당한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술적 내부통제 강화 등 실효성 있는 2단계 입법을 서둘러 유사 사고를 막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해외로의 자본·인재 유출 가능성도 업계가 내세우는 우려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AI와 웹3 융합 같은 미래 혁신을 국내에서 키울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며 “규제가 과도하면 결국 경쟁력은 해외로 빠져나가고 국내 산업 기반만 약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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