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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하우스들은 이러한 상황을 “오히려 할인된 가치에 좋은 스타트업을 골라낼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라고 평가하며 유망 스타트업 발굴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초기 투자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 세계적으로 IPO가 막힌 상황에서 상장 직전의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것보다는 경제·정치적 상황에 비교적 영향을 덜 받는 초기 단계 스타트업에 부담 없이 투자하는 상황을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VC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스타트업들은 작년만큼의 밸류에이션을 받기 어렵다”며 “VC 입장에서는 오히려 좋은 스타트업을 선별적으로 발굴해 할인된 가치에 투자를 집행할 수 있는 적기”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장 분위기가 좋지 못하더라도 이를 인내할 여유를 가져야 한다”며 “(VC의) 견디는 능력뿐 아니라 발굴하는 능력이 특히 돋보이는 시기”라고 덧붙였다.
투자 분야를 가려내는 모습도 적잖게 포착된다. 과거에는 스타트업이 아무리 적자를 내더라도 시장 크기와 매출, 미래 성장 가능성을 따져 투자를 단행했다면, 요새는 수익 여부와 시장 전망 등을 꼼꼼히 따지고 있다. 코로나19 완화 기조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여행·레저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관련 펀드를 조성하는 움직임이 대표적인 예제다.
후기 단계 투자에 대한 부담감이 상승하면서 VC들이 관련 투자에 몸을 사릴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일부는 똑똑한 회수 방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잇단 바이오테크 기업 IPO 철회로 회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 VC의 심사역은 “적정 시기에 기술수출을 진행해 회수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하우스가 많을 것”이라며 “일부 하우스들은 스팩(SPAC) 합병을 통해 투자 포트폴리오를 해외로 상장시키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시장 분위기에 휩쓸리기 보다는 수익을 거둬들일 수 있는 작은 틈새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