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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관광시장이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정동극장이 무용극 ‘련(蓮), 다시 피는 꽃’을 상설공연으로 선보인다. 쉽고 재미있는 전통공연으로 해외 관광객과 국내 관객 모두를 사로잡겠다는 각오다.
6일 서울 중구 정동 정동극장에서 열린 주요 장면 시연회가 열렸다. 손상원 정동극장 극장장은 “한국 관광시장의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이에 정동극장은 한국은 찾는 관광객에게 전통공연을 보여주면서 이와 함께 한동안 극장을 찾아주지 않은 국내 관객도 모아야 한다는 미션을 수행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 관광시장은 중국의 한국관광 금지 등으로 위기를 겪고 있다. 정동극장은 이러한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올해부터 해외 관광객뿐만 아니라 국내 관객도 만족시킬 레퍼토리 극장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 시작으로 지난달 창작지원 프로그램 ‘창작잉(ing)’의 첫 작품인 ‘적벽’을 공연했다.
마케팅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단체 관광객이 아닌 개별관광객 대상으로 극장을 알리는 것이다. 손 극장장은 “개별관광객이 정동극장의 전통공연을 선택하기 쉬운 통로를 마련하기 위해 해외 블로그나 웹사이트 등을 통한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연말부터 개별관광객의 방문 비중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고도 했다. 이날 행사에선 아이돌 그룹 하이라이트를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국내외 젊은 관객층 개발을 위해서다.
‘련, 다시 피는 꽃’은 한국무용을 바탕으로 한다. 왕과 궁중 무희 서련, 서련을 사랑하는 무사 도담을 중심으로 한 사랑, 이별, 전쟁의 이야기를 다룬 무용극이다. 삼국사기의 ‘도미부인’ 설화와 제주 서사무가 중 하나인 ‘이공본풀이’가 모티브가 됐다. 태평무·일무·검무 등 다채로운 한국무용이 등장한다.
연출가 김충한이 연출과 안무를 맡았다. 김 연출은 정동극장 브랜드 공연 ‘미소’로 소개된 ‘춘향연가’의 연출을 맡았어다. ‘어렵지 않은 작품’에 초점을 맞춘다. 김 연출은 “모든 장면에 ‘악가무’(樂歌舞) 등 한국적인 요소를 이용했다. 외국인도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어렵지 않게 작품을 꾸몄다”고 설명했다. 대사 없는 무용극이지만 대신 가사가 있는 노래가 등장한다. 작곡가 김태근은 “외국인이 K팝을 듣는 이유가 한글의 이국적인 느낌이라는 점에 착안했다”며 “한글의 맛을 판소리의 목소리로 들려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6일 개막해 오는 10월 29일까지 6개월 넘게 공연한다. 손 극장장은 “정동극장은 전통의 계승보다 전통을 무대화하는 작업이 더 중요하다. 전통을 재창작해 지금 시대의 관객 눈높이에 맞는 작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