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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팡질팡 자유한국당 경선일정..의도된 홍준표 띄우기?

조진영 기자I 2017.03.21 16:45:44
[이데일리 조진영 기자] 자유한국당이 대선경선 일정을 바꾸면서 당내 대선주자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미 확정한 합동연설회를 TV토론으로 바꾸면서 캠프의 경선 준비 계획을 급히 틀어야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각 후보 진영에서는 당내 유력 대선주자인 홍준표 후보를 띄우기 위한 당 차원의 지원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김광림 자유한국당 대선경선관리위원장은 2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부산에서 경남지역을 대표해 책임당원들 모시고 경선 합동 비전발표회를 할 것”이라며 “호남의 경우 현지 방송사 토론회가 섭외되면 비전발표회를 TV토론으로 하기로 후보자들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수도·강원권)과 대구(대구·경북권), 청주(충청권) 등에서 열기로 한 합동연설회를 TV토론으로 대체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룰을 바꾸는데 대해 논란이 있었다”면서도 “현장에서 정견발표를 하는 것보다 TV토론회가 시청률도 높고 (국민들이) 후보자 생각을 더 많이 알 수 있다는데 네 명의 후보가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당 대선주자들은 특정후보에 유리한 일정변경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당원들만 참여할 수 있어 세 과시와 지지층 결집이 가능한 합동연설회를 TV토론회로 바꿀 경우 그동안 각 후보 진영에서 준비해왔던 계획이 어그러지기 때문이다. 한 대선주자 캠프 관계자는 “김관용 경북지사는 대구에 지지기반이 있고 이인제 전 최고위원은 청주에, 김진태 의원은 강원도에 자신을 지지하는 당원이 많이 있다”며 “홍준표 경남지사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부산·경남지역에서만 비전대회를 진행하는 것은 홍 지사를 띄워주려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후보로 나선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도 “선수가 한참 경기를 하는 중에 룰이 바뀐 것”이라며 “특정후보에 유리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당의 결정인만큼 수용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인제 전 최고위원 캠프 관계자는 “예정에 없던 토론을 새로 준비해야하는데 지난 TV토론처럼 큐시트가 늦게 넘어오면 준비하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전했다. 김관용 후보 캠프 관계자는 “불만은 있지만 합의했기 때문에 그냥 따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말을 아꼈다.

후보들이 불만이 있어도 강하게 이야기하기 어려운 이유는 룰을 변경하면서 당 선관위가 서약서를 받았기 때문이다. 김광림 대선경선관리위원장은 “특정후보를 도와준다거나 특정후보를 어렵게 한다는 등의 발언으로 해당행위를 했을 경우 당의 어떠한 처벌도 받겠다는 내용의 서약서를 (후보자들로부터) 받았다”고 말했다.

다만 경선일정 변경으로 결정과정이 오락가락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당 선관위는 경선 전 후보등록과정에서도 예비경선 후보 등록 이후라도 본경선 후보로 등록하면 경선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 특례조항을 만들었다 이를 번복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갈팡질팡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민주적인 절차라고 생각한다”며 “결정됐다고 하더라도 합리적으로 문제를 제기한다면 주저없이 받아들이고 고쳐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준표 경남지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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