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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릇 가져오면 더 드려요"…日 도시락·반찬 가게, 눈물의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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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I 2026.06.01 16:26:46

도시락·반찬 구매시 ‘내 그릇’ 챙겨가기 마케팅 확산
중동發 나프타 공급 불안…식품 용기값 20~30% 올라
음식값 올리긴 싫고…원가 부담 커지자 나온 자구책
긍정 호응에도 업체들은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몰라"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일본 도시락·반찬 가게들 사이에서 손님에게 빈 용기를 가져오면 서비스를 더 얹어주는 이른바 ‘마이 용기’ 운동이 확산하고 있다. 이란 전쟁으로 플라스틱 원료인 나프타 가격이 폭등하면서 식품 용기 제조사들이 일제히 제품 판매 가격을 올렸기 때문이다.

(사진=AFP)
1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식품 용기 제조 대기업인 에프피코, 주오카가쿠 등 4개사는 이날 출하분부터 모든 제품 가격을 20~30% 이상 일제히 인상했다.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며 나프타 가격이 급등한 데 따른 조치다. 나프타는 원유를 정제해 만드는 플라스틱 원료로, 일본은 국내 소비량의 40% 이상을 중동산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일본의 연간 플라스틱 소비량은 843만톤이며 이 중 식품 분야가 30%를 차지한다.

가장 빨리 반응한 곳은 일선 자영업자들이다. 야마나시현 고후시의 도시락·반찬 가게 ‘히노데데리카’는 지난달 말 식품 용기를 납품하는 거래처로부터 이달 출하분부터 30% 가격 인상과 향후 공급 차질 가능성을 통보받았다.

이에 가게 측은 소셜미디어(SNS)에 “접시나 밀폐 용기를 가져와 주시면 서비스해 드린다. 절대 손해 보시지 않게 하겠다”는 글을 올렸다.용기를 지참한 손님에게 반찬을 추가로 담아주거나 양배추 채 토핑을 무료로 얹어주는 식이다.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한 자구책이었지만, 단골 손님을 중심으로 긍정적인 호응이 나오고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밀폐 용기를 들고 찾아온 야마나시시의 회사원 여성(47)은 “예전부터 플라스틱 용기를 버리기가 아까웠는데 최근 플라스틱 부족이 이슈가 되고 있어 협조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가게 점장 오하라 마사코씨는 “용기와 랩 조달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메뉴 가격은 올리고 싶지 않은데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도시락 가격에서 용기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일반적으로 5% 안팎이다. 박리다매가 기본인 도시락·반찬 가게 입장에선 충격이 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주오카가쿠 관계자는 “중동 긴장이 길어지면 추가 가격 조정과 공급 제한을 부탁드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가나가와현 즈시시의 반찬 가게 ‘타베나 푸즈 가라지’는 마이 용기를 지참한 손님에게 포인트카드 적립을 늘려주는 방식을 도입했다.

도쿄 메구로구의 빵집 ‘그리오트’는 식빵을 담을 봉지의 입하 일정을 잡지 못하게 되자 SNS로 용기와 봉지 지참을 호소했고, 이에 일부 단골 손님들은 전용 봉지를 가게에 맡겨두는 사례까지 나왔다.

대기업도 비상이다. 고베의 도시락 체인 본가 ‘카마도야’는 거래처로부터 이달 큰 폭의 가격 인상을 통보받은 뒤, 인상 시기를 늦추기 위해 협상에 착수했다.

중화요리 체인 ‘일고야’를 운영하는 하이데이 일고야는 테이크아웃 용기 부족으로 일부 면 상품 판매를 지난달 27일부터 일시 중단했다. 흰색 테이크아웃 용기를 나프타 사용량이 적은 검은색으로 바꾸는 작업도 추진하고 있다.

규동 체인 ‘스키야’를 운영하는 젠쇼홀딩스는 테이크아웃 용기·숟가락·장갑 등의 가격 인상에 따른 연간 영향이 수십억엔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오가와 요헤이 사장은 “조달처를 바꾸거나 다른 소재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닛케이는 “식품용 플라스틱 용기를 둘러싼 혼란이 서서히 소비자 생활을 압박하기 시작했다”며 “절약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해지며 식품 지출을 줄이는 움직임도 이미 나타나고 있는데, 가게들마저 비용 상승분을 가격에 전가게 되면 소비자 지갑은 더 굳게 닫힐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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