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발표한 땅 투기 근절 대책을 둘러싸고 토지 시장에 ‘거래절벽’이 현실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규제 강화 여파로 실수요 목적의 토지 거래까지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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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발표에 따르면 우선 1년 미만 토지를 거래할 때 내던 양도소득세율이 50%에서 70%로 20%포인트 크게 상승한다. 1년 이상 2년 미만은 40%에서 60%로 오른다. 비사업용 토지 양도세 중과세율은 10%포인트에서 20%포인트로 인상된다.
공익사업 대상일 경우 사업용으로 간주해 양도세를 중과하지 않았던 기존 제도를 폐지하되, 기보유한 토지에 대해서는 사업인정 고시일 ‘2년 이전’에서 ‘5년 이전’으로 인정 요건을 강화한다.
투기성 자금 유입 방지를 위해 전 금융권의 가계 비주택담보대출에 대해서도 LTV 규제를 신설한다. 일정 규모 이상 토지 취득 시에는 투기 여부를 판단하는 자료로 활용토록 자금조달계획서 제출도 의무화한다. 일정 규모 이상의 투기 의심 토지담보대출은 금융기관이 신설 예정인 부동산거래분석 전담조직에 통보한다.
부동산매매업에 대해서는 등록제를 도입하고, 인명 중심 조사에 더해 필지 중심 기획조사도 시행한다. 내부거래·시세조작·불법 중개·불법전매 등 부동산시장 4대 교란행위자에 대해서는 사안에 따라 관련 기관 취업을 제한하고 부당이득의 최대 5배를 환수한다. 분양권 불법 전매는 고의적 매수자까지 처벌하고 향후 10년간 청약 당첨 기회도 박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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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토지는 아파트와는 다르게 환금성이 낮아 수도권, 광역시 등 일부를 제외하면 오히려 값이 내려가거나 애물단지가 되는 경우도 많다”며 “이번 규제로 실사용 목적의 토지 거래가 얼어붙는 것은 물론 앞으로 수도권과 지방 토지 간 양극화가 더 심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신태수 지존 대표는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의무화로 입구를 막고, 양도세 강화로 출구를 막은 셈”이라며 “결국 서울처럼 수요가 많지 않은 지방 토지가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모든 땅 거래를 투기라고 할 수 없는데도 이 같은 초강도 대책을 내놓은 것은 지극히 정치적으로 읽힌다”고 꼬집었다.
풍선효과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이창동 밸류맵 리서치 팀장은 “토지 매입에 대한 자금조달계획서 등으로 진입장벽이 높아지면서 거래 자체가 경색될 수 있다”면서도 “다만 비상업용 토지에 대한 규제만 가하고 있어 또 다른 풍선효과도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 팀장은 “굳이 용도 변경도 되지 않은 전답, 임야 등에 진입하기보다는 이미 건물이 지어져 있는 단독주택이나 대지 지분이 큰 상가, 개발이 어느 정도 완성된 토지상품으로 수요가 몰릴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공공주택지구 주민·소유주들도 이번 대책에 불만족스러워하는 분위기다. 3기 신도시 토지주 등으로 구성된 ‘공공주택지구 전국연대 대책협의회’(공전협) 임채관 의장은 “투기 세력들에게 세금을 더 세게 매기는 건 공감하지만 장기보유자에게 양도세 감면을 확대하지 않은 것은 의문”이라며 “OECD 국가 중 강제수용을 하면서 양도세를 부과하는 나라는 없다. 정당한 보상을 하거나 양도세를 받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실수요자들도 땅을 팔거나 사려고 하면 대출이 필요한 경우가 많은데 대출 규제 강화도 신중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