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하노이 결렬’ 한달…한미, 북미협상 재개 방안 조율

장영은 기자I 2019.03.28 16:54:26

한미 각급서 활발한 접촉…북미 협상 재개에 집중
美, 北에 “협상 복귀하라” 메시지 재차 발신
대북특사·남북정상회담 거론되지만 ‘시기상조’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한국과 미국이 북핵 협상 재개를 위한 방안을 짜내기 위해 본격 협의를 벌이고 있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2.27~28) 결렬 이후 한 달이 지나면서 다시 협상 재개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하노이 회담의 ‘노 딜’(no deal·합의 없음) 사태 이후 상황 분석과 전략 수립을 마친 한·미가 향후 대응 쪽에 초첨을 맞춰 각급에서 연쇄적으로 협의를 진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오른쪽)과 이도훈 외교부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28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김현종 ‘극비 방미’ 이어 강경화 한미 외교장관회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8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양자회담을 갖기 위해 출국했다. 우리측 북핵협상 수석대표인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이날 미국으로 떠났다. 강 장관은 뉴욕에서 열리는 국제회의 참석 후 워싱턴으로 건너갈 예정이고, 이 본부장은 오는 30일까지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를 비롯한 북핵·북한 관련 미 행정부 인사들과 면담할 계획이다.

강 장관은 출국 전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폼페이오 장관과 그간의 상황전개에 대해서 인식을 공유하고, 앞으로 어떻게 공조하면서 나갈지”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며 “좋은 면담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도 극비리에 미국을 방문해 지난 25일(현지시간) 찰스 쿠퍼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을 만나 북·미 대화 재개 방안 등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와 백악관의 외교안보 ‘2인자’간 회동이 전격적으로 이뤄진 이유가 양측이 대북 협상과 관련해 긴밀히 협의할 사안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 韓 정부 역할·협상 재개 방안 다각도로 모색

우선 한·미는 현 국면에서 우리 정부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협의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회담’ 직후 문재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우리측의 역할을 강조한 이후 미국은 물론 북한측에서 적극적인 한국 정부의 역할을 당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는 27일 한 강연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우리와 함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의 FFVD(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로 이어지는 실질적이고 중대한 제안을 가지고 협상장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설득해주기를 기대한다”면서 우리 정부의 역할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도훈 본부장도 이날 출국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일단 가장 중요한 것은 북미 간 협상을 재개하는 것”이라며 “그걸 우리가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 (미측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우리측도 이번에 한미 외교장관회담에서 미국측과 협의할 어느 정도의 안(案)을 가지고 가는 것으로 안다”면서 “북·미 정상회담의 재개가 당장 어려운 상황인만큼 대북 특사파견, 남·북간 실무협의 등 다각도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는 “지금은 어떤 식으로든 북한의 의중을 파악하고 협상장으로 복귀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측도 우리 정부의 역할을 바라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조명균 통일부 장관도 지난 21일 국회 남북경제협력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북 특사 파견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런 필요성은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다만 아직까지 (북측이) 북측의 입장을 정리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것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