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도 따라하는 무명 가수의 힙합곡…'힙사사돈' 역주행, 왜?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연말 음원 차트에 깜짝 역주행 곡이 새롭게 등장했다. 멜론, 유튜브 뮤직, 지니 등 주요 음악플랫폼 인기 차트 상위권에 오른 힙합 가수 노아주아(noahjooda, 본명 염종호)의 ‘힙합보단 사랑, 사랑보단 돈’이다.

'힙사사돈'이 수록된 노아주다의 2022년 발매 앨범 커버

‘힙사사돈’이라는 줄임 명칭으로 통하는 노아주다의 곡은 최근 주요 차트 순위권에 등장해 이목을 끌더니 11일 한때 멜론 톱100 차트에서 순위를 10위까지 끌어올렸다. 2019년 데뷔한 노아주다가 대중적 인지도가 높지 않은 가수인 데다 ‘힙사사돈’이 2022년 발매곡이라는 점에서 그야말로 깜짝 역주행이라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힙사사돈’은 사랑, 현실, 돈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을 솔직하면서도 재치 있게 풀어낸 힙합 곡으로, 중독적인 훅과 반복적인 가사 구성이 특징이다. 감성적인 멜로디 라인이 돋보이는 힙합 비트에 노아주다의 싱잉랩과 그의 과거 소속사 대표였던 베이식의 속사포 랩이 더해졌다. 역주행의 동력은 댄스 챌린지다. 한림예고 학생들이 창작한 것으로 알려진 댄스 챌린지가 틱톡, 인스타그램 릴스, 유튜브 쇼츠 등 각종 숏폼 플랫폼에서 유행을 타며 곡의 인기가 급상승했다.

‘힙합보단 사랑 사랑보단 돈 / 내가 거지라 그녀가 떠났고 / 나 눈물이 안 나 / 심장이 없나 봐 / 그래 난 돈이나 벌래’라는 가사가 이어지는 구간이 곡의 킬링 파트다. 댄스 챌린지는 양팔로 머리 위에 하트를 만들고, 손으로 돈을 세는 동작을 하는 등 가사를 직관적으로 표현한 귀여운 동작들로 구성해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게 만들었다.

NCT 위시 멤버 사쿠야와 르세라핌 멤버 김채원홍은채의 '힙사사돈' 챌린지 영상

‘힙사사돈’ 댄스 챌린지에는 NCT 위시, 투어스, 라이즈, 르세라핌, 하츠투하츠, 엔믹스, 라이즈, 아일릿, 베리베리, 보이넥스트도어, 킥플립, 비비지, 키스오브라이프, 키키, 캔디샵 등 여러 인기 아이돌 가수들도 동참했다. 이를 통해 곡의 인기 질주에 더욱 가속도가 붙은 모양새다.

‘힙사사돈’의 차트 역주행은 댄스 챌린지를 통해 히트곡이 만들어지는 가요계의 최신 흐름을 잘 보여주는 예다. 업계 관계자들은 숏폼 플랫폼을 즐겨 쓰는 ‘Z세대’들이 댄스 챌린지 콘텐츠를 통해 새로운 곡을 받아들이는 현상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지난 10월에는 용감한형제가 작사, 작곡한 AOA의 2014년 발매곡 ‘짧은 치마’가 각종 숏폼 플랫폼에서 화제가 된 이른바 ‘골반 밈(mene)’ 영상의 배경음악으로 인기를 끌면서 음원 차트 순위권에 재등장한 바 있다.

온라인상에서는 ‘힙사사돈’으로 데뷔 후 처음으로 주요 차트 순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스타덤에 오른 노아주다의 근황도 화제가 되고 있다. 노아주다는 약 1년 전부터 생계를 위해 엘리베이터 교체 공사 일을 병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자신의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채널을 통해 “노래를 좋아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빠른 시일 내로 새 노래와 함께 돌아오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