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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3일은 머스크 CEO가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지 1주년이 되는 날이지만, 테슬라는 트럼프 수혜주라는 타이틀과 점점 멀어지는 모습이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역대 최고점인 488.53달러를 찍은 뒤 그야말로 널뛰기를 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으로 지난 4월 214.25달러까지 밀렸다가 최근까지 300달러 중반을 오르내렸다. 미 증시가 관세 리스크를 소화하고 회복세를 맞은 가운데 머스크 CEO가 정부효율부(DOGE) 수장 활동을 마무리하고, 경영활동에 집중하겠단 의사를 밝히면서다.
그는 올해 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한 정부효율부에 참여했다가 지난 5월 물러난 바 있다. 당시 테슬라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줬다는 비판이 제기됐으며, 사임 이후 테슬라 주가는 일시적으로 반등하기도 했다.
하지만 주가 흐름은 지난달 초부터 현재까지 약 14% 하락하며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머스크 CEO가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의제 실현을 위한 법률인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을 공개적으로 반대한 여파다.
이날도 테슬라 주가는 머스크 CEO가 정치 활동을 본격화하겠단 뜻을 밝히며 곤두박질쳤다. 그는 지난 4일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를 통과한 OBBBA를 공식 법률로 제정하자 신당 창당과 관련한 온라인 투표를 엑스(X·옛 트위터)에서 진행했다. 이어 다음날에는 “오늘(5일) ‘아메리카당’이 여러분에게 자유를 돌려주기 위해 창당된다”고 밝히면서 신당 창당을 공식화했다. 그는 “논란이 되는 법안에서 캐스팅보트를 쥐어 진정한 민심을 반영하는 정당이 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소유한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머스크는 이제 재앙(Train Wreck)”이라며 공개 비난했다. 머스크와 앙숙 관계인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도 CNN과 인터뷰에서 “머스크의 행동은 테슬라 이사회가 동의할 수 없는 방향일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테슬라 주가 하락의 원인이 머스크 CEO의 정치 활동에만 국한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테슬라는 지난 2분기 차량 인도량이 1년 전보다 14% 감소했다. 차량 판매량도 부진하지만, 미국 다음으로 중요한 중국 시장에서 고전을 거듭하면서 내우외환에 빠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6일 테슬라의 중국 시장 점유율이 감소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 악화로 중국 당국 관점에서 사업 파트너로서의 가치도 떨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머스크 CEO와 트럼프 대통령의 다툼으로 중국 측은 그를 이제 ‘지정학적 자산’으로 간주하지 않으며 공개적으로 머스크 CEO의 환심을 사려는 시도도 자제하고 있다고 WSJ는 짚었다.
테슬라 강세론자인 웨드부시증권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는 투자자 메모에서 “머스크가 정치에 더 깊이 관여하고 이제 워싱턴 정계에 맞서려고 하는 것은, 테슬라에 매우 중대한 현 시점에서 테슬라 투자자와 주주들이 그에게 원하는 방향과는 완전히 반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머스크의 핵심 지지자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그를 지지하겠지만, 많은 테슬라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머스크가 계속 정치적인 길로 향하는 데 대해 피로감이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