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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간호사 채용은 간호대학 졸업예정자나 기졸업자가 지원한다. 각 병원에서 채용전형을 통과한 이후 내년 1월 예정된 간호사 국가시험에 합격하면 정식 채용된다. 반면 세브란스병원과 서울성모병원 등 상급종합병원 일부는 이번에 모집하지 않을 예정이다. 두 병원에 채용된 올해 연도 신규 간호사 일부가 9개월째 발령받지 못하고 계속 기다리고 있어서다.
의료계에 따르면 이번에 채용하는 상급종합병원 중 기존 대비 채용 규모를 늘린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오히려 일부 병원은 인건비 부담에 채용 규모를 줄였다. 특히 간호사 한 명이 환자를 더 잘 보살피려면 간호사 한 명당 환자 수를 줄여야 하는데 이 환자 수를 줄이면 줄일수록 병원 손해가 커진다. 간호협회 관계자는 “간호사를 많이 채용해 간호 등급이 향상하면 입원료 일부를 가산해주는데 이 가산금이 인건비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고 설명했다.
대기 간호사가 많은 점과 뽑을 인재가 많다는 점도 각 병원이 대규모 채용에 적극적이지 않는 이유다. 통상 신규 간호사 중 1년 이내 사직한 비율은 절반 수준에 이른다. 대한병원간호사회가 지난 2023년 발표한 ‘병원간호인력 배치현황 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신규 간호사 중 1년 이내 사직한 비율은 52.8%에 달했다. 상급종합병원 신규 간호사의 사직 비율도 20% 수준이다. 상급종합병원 간호사의 빈 자리는 지방병원 경력직 간호사나 대기 간호사가 채울 수 있다.
여기에 정부가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어서 간호 인력 배치 변동성이 커졌다. 일반병상이 줄어들면서 신규 간호사를 교육하기 위한 여건이 나빠졌고 중환자실 위주로 돌아가는 병원 구조가 되면 신규 간호사보다는 숙련된 간호인력이 필요하다는 게 병원 측의 설명이다.
이같은 상황에 간호대생의 취업 문턱은 더욱 높아졌다. 대형병원들의 채용 공고가 간헐적으로 이어지면서 위기감을 느낀 졸업예정자들이 대학병원이 아닌 종합병원 등으로 몰리고 있다. 실제로 최근 부산지역의 한 종합병원이 간호사 40명 모집 공고를 내자 700명이 넘는 간호사가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대한간호대학학생협회가 지난 8월 간호대학생 18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간호대학생의 81.1%가 “취업 시장의 위축을 매우 심각하게 느낀다”라고 답했다.
한 간호대생은 “간호대 총 정원이 늘어나고 파업 때문에 채용 일정이 불안정해 주변에서 하향 지원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간호협회 관계자는 “정원이 늘어난 이유보다는 현재 의료체계가 간호사 한 명에게 너무 많은 환자를 책임지게 하는 것이 문제”라며 “각 병원이 간호사 채용을 늘릴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