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정부와 방산업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지난 21일 ‘방위장비 이전 3원칙’과 운용지침을 개정해 그간 유지해온 ‘무기 수출 5유형’ 제한을 폐지했다. 기존에는 구난·수송·경계·감시·소해 등 비전투 분야에 한해 장비 수출이 가능했지만, 이번 조치로 호위함과 미사일 등 살상 능력을 갖춘 완성 무기체계 수출이 원칙적으로 허용됐다.
이는 1967년 무기수출 3원칙 이후 이어져 온 일본의 사실상 ‘무기 수출 금지’ 정책이 근본적으로 전환된 것으로 평가된다. 일본은 자국 방산을 내수 중심 구조에서 수출 산업으로 전환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실제 일본은 규제 완화 이전부터 대형 수주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미쓰비시중공업은 호주 해군 차세대 호위함 사업에서 모가미급 호위함 11척 공급 계약을 따내며 전후 최대 규모의 함정 수출을 성사시켰다. 해당 사업은 약 100억 호주달러(약 9조 원대)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당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도 참여했지만 최종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이 같은 사례는 향후 한일 간 함정 수주 경쟁이 현실화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특히 동남아와 오세아니아 지역에서 경쟁이 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등은 이미 한국이 함정과 잠수함을 수출해온 핵심 시장인데, 일본이 호위함 도입 및 중고 장비 공여를 추진하면서 경쟁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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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단순 수출을 넘어 ‘공여’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퇴역 예정 호위함과 잠수함을 동남아 국가에 무상 또는 저가로 이전해 초기 시장을 선점하고, 이후 후속 무기 도입으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이는 안보 협력과 무기 수출을 결합한 일종의 패키지 전략으로, 중국 견제를 위한 지역 네트워크 구축과도 맞물린다.
전문가들은 일본이 갖는 ‘구조적 경쟁력’에 주목한다. 방산 수출이 단순 가격 경쟁이 아니라 외교·동맹·금융이 결합된 시장이라는 점에서다. 일본은 공적개발원조(ODA)와 엔화 기반 금융 지원을 활용해 무기 수출과 외교 패키지를 결합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
기술력 측면에서도 잠재력이 크다. 일본은 항공 분야에서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를 전투기에 최초 적용한 경험이 있고, 미사일 분야에서는 미국과 공동으로 요격체계를 개발·생산하고 있다. 영국·이탈리아와 함께 2035년 배치를 목표로 차세대 전투기 개발에도 참여 중이다. 이는 한국의 KF-21 보라매, 천궁-II와 향후 경쟁 가능성이 있는 영역으로 꼽힌다.
일본 방산기업들 역시 역량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가 지난 해 말 발표한 2024년 기준 세계 100대 방산기업에 일본 기업 5곳이 포함됐다. 이들 매출은 전년 대비 약 40% 증가해 약 133억 달러를 기록했다. 한국 기업은 4개가 포함됐는데, 이들 총 매출이 141억 달러였던 것을 감안하면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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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경쟁력과 납기 능력 역시 한국의 강점이다. 현지 생산과 기술 이전을 결합한 ‘맞춤형 수출 모델’은 한국 방산이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넓힌 핵심 요인으로 평가된다.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함정 분야를 중심으로 한일 간 수주 경쟁이 가장 먼저 가시화될 가능성이 크고, 항공·미사일 등 첨단 분야에서도 점진적인 경쟁이 확대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또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이미 수출 경험과 생산 역량, 가성비 측면에서 확고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면서도 “일본이 외교·금융을 결합한 패키지 전략으로 시장에 본격 진입할 경우 판도가 달라질 수 있어 예의주시가 필요하다”고 했다.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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